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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투기 의혹에…오세훈 "10년 전 재탕 흑색 선전"
박영선 비서실장 천준호 "오세훈 처가 소유 내곡동 땅, 보금자리지구 지정"
오 후보 "10년 전 한명숙이 제기한 소재 다시 꺼내…박영선 사과·사퇴해야"
2021-03-09 14:56:49 2021-03-09 14:56:49
[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하자, 오 후보가 "흑색 선전"이라고 맞받아쳤다.
 
9일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비서 실장을 맡은 천준호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후보는 과거 본인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 8월 서울시가 국토해양부에 내곡동을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천 의원은 "국토해양부는 200910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4443㎡(약 1344평)의 땅이 대거 포함돼있는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했다"며 "오세훈 가족과 처가는 내곡동 보금자리 주택지구 지정 이후 2010년과 2011년까지 개발 제한 구역 땅을 넘기는 대가로 365000만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SH로부터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박 후보의 캠프 대변인인 고민정 의원도 "천 의원이 밝힌 내용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처분이 쉽지 않은 가족의 상속 토지를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SH에 팔아 넘긴 일종의 셀프 특혜다. 가족 땅 처분에 개입해 3배 가까운 시세 차익을 얻었으니 이는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해당 의혹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이미 한차례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재선에 도전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입장문을 내고 "내곡지구 해당 토지는 오 시장이 취임하기 전인 2006년 3월 28일, '국민 임대 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이 '보금자리 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명 개정됨에 따라 편입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도 오 후보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미 다 해명된 사항을 재차 들고 나왔다는 게 오 후보의 설명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0년 전 한명숙 후보가 문제 제기했고, 투기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는 사과 정정 보도까지 한 사안"이라며 "정책 선거를 자유당 말기 흑색 선거 수준으로 치르려는 박영선 후보의 행태를 보니 정말 다급해진 모양이다. 박 후보는 즉시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를 찾은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말 기가 막힌 주장이 나왔다"며 "10년 전 재선 서울시장으로 당선될 시점에 나온 흑색 선전을 똑같은 내용으로 다시 한번 우려먹는 '곰탕 흑색선전'"이라고 지적했다.
 
천 의원을 향해서도 "앞으로 명예 훼손죄를 비롯해 모든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반드시 사법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9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발산 근린공원에서 SH 분양원가은폐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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