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노동자 법적 지위 두고 산업계 갈등 지속…명확한 법 기준 마련 시급
특고노동자, 도급 계약 형태지만 사업주 종속성 높아
택배 업계와 코웨이 코디·코닥 노조 갈등이 대표적
정부 부처 판단·법원 판례에 따라 시각 엇갈려
전문가들 "최소한의 법적 보호 장치 필요"
입력 : 2021-02-22 06:00:00 수정 : 2021-02-22 06:00:00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특수고용노동자의 근로자 인정 여부가 최근 산업계 화두 중 하나다. 일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특수고용노동자들과 이를 받아 들일 수 없다는 기업들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있지만, 이를 두고 법적 해석과 시각차가 극명해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노동의 형태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앞으로도 유사한 갈등이 빈번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결국 특수고용노동자를 둘러싼 명확한 법 기준 마련이 근본적 해법이 될 전망이다. 
 
특수고용노동자가 뭐길래?
 
특수고용노동자는 근로 계약이 아닌 위임 계약이나 도급 계약으로 생활하는 개인 사업자 형태의 근로자를 말한다. 이들은 사업주와 근로 계약을 맺는 일반 근로자와 달리 개인 사업자 신분으로 업체와 수수료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일을 한다.
 
다시 말해 일반 근로자가 사업주의 지휘와 감독 아래에서 종속적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것과 다르게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자신이 계산해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차이점이 있는 것이다.
 
택배 기사나 렌털 설치 기사, 골프장 캐디, 학습지 방문 교사, 퀵 서비스 배달원 등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직업들이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한다.
 
택배업계·코웨이, 특수고용노동자 지위 두고 갈등
 
문제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맺는 계약의 형태가 겉으론 도급 위임 계약이나 이와 비슷한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계약의 존속성과 사업주에 대한 종속성이 일반 근로자와 유사하다는 데에 있다. 
 
이 때문에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사실상 경제적으로 사업주에 의존하는 상황임에도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 받지 못해 일반 근로자가 누릴 수 있는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 같은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이로 인한 갈등은 산업 현장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택배 업계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그동안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해 택배회사들에 교섭을 요구해왔지만, 택배회사들은 택배노동자들이 등록된 대리점이 사용자란 이유로 이를 거부해왔다. 지난달 29일엔 택배회사들이 가까스로 대화에 나서면서 갈등 국면은 봉합됐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코웨이와 코디·코닥(정수기 등 판매 및 관리) 노조 간의 갈등도 또 다른 사례 중 하나다. 코디·코닥 노조는 1년 동안 코웨이가 교섭 단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코웨이는 코디·코닥이 특수고용노동자이지 근로자는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특수고용노동자는 근로자? 개인사업자?
 
여전히 특수고용노동자가 근로자인지 개인사업자인지를 두고 의견은 분분하다. 정부 부처에 따라 혹은 법원 판례에 따라 그 기준이 오락가락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웨이 코디·코닥 노조는 서울고용노동청으로부터 노조설립필증을 교부 받았을 뿐만 아니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도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판단을 받았기 때문에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웨이는 지난 2012년 대법원이 코디·코닥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결한 바 있고, 노조법상의 근로자성 여부도 법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 명시돼 있다.
 
택배노조 역시 2017년 11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설립신고필증을 발급받고 법 내 노조로 자리 잡았지만, 택배회사는 택배노동자들의 사용자는 대리점이란 논리로 노조와 교섭을 거부해왔다.
 
대법원과 고용노동부의 판단이 이처럼 엇갈리는 가운데 특수고용노동자는 법적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에 대해 공통적으로 최소한의 보호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은정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 제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여기에 타인의 사업을 위해 주로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 모두에 대해 최소한의 권리나 보호, 사회보장을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최소한의 법적 테두리를 만드는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코웨이 코디·코닥 노조가 지난 16일 코웨이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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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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