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스닥이 1000선 고지에 안착하기 위해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제약·바이오주의 향방이 관건으로 꼽히지만, 최근 이들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게임스탑발 반(反) 공매도 운동이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등 대차잔고가 많은 국내 바이오업종으로 옮겨붙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수급이 대량으로 몰릴 경우 일시적 주가 반등이 있을 수 있지만 증시 변동성을 키우기 때문에 자칫 꼬리가 몸통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주식 대차거래 잔액은 52조249억원으로 전년말(46조5980억원) 대비 5조4269억원(11.65%)늘어났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판 후 나중에 저가에 매수해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공매도 거래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대차잔액이 많은 업종의 경우 오는 3월 공매도 재개시 세력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게임스탑발 공매도 전쟁이 일어나면서 한국에서도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등 대차잔고가 많은 종목을 중심으로 외인·기관과 개인투자자 간 힘겨루기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는 '공매도 반대 대장주'로 거론되면서 전날 14.51%, 7.22%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셀트리온은 하락세로 전환, 전거래일 대비 4%대 하락 마감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에이치엘비는 각각 4%대, 1%대 하락 마감했다.
전날 기준 대차거래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가 7조2334억원(8715만주)으로 가장 많으며 셀트리온(3조8638억원·1041만주), 에이치엘비(7460억원·773만주), 셀트리온헬스케어(8688억원·552만주)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캐나다 판매 승인 등의 호재도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반공매도 운동에 나서기로 하면서 주가 상승이 예상되자 공매도 물량을 보유한 외국인이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주식 매수 운동이 본격화 할 경우 덩치가 작은 코스닥 시장이 수급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 부처 및 여당의 발언을 고려할 경우, 공매도 허용은 ‘추가 3~6개월 연장에 대형주 우선 시행’으로 재개 가능성 높다”면서 “시총 상위 대형주부터 순차적으로 공매도 허용이 재개될 경우, 대형주로 몰린 개인 매수세의 중소형주 유입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게임스탑이 숏스퀴즈(공매도 잔고 많은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하지 않고 폭등하는 현상)로 급등하자, 동일 전략을 한국 주식시장에 반영하려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다만 “미국 사례와 다른 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면서 “관련 종목들은 개인투자자 관심에 따른 수급 효과로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수 있으나 상승폭에 대해서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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