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잎들, 부산 앞바다 투과한 맨체스터 기타소리
정규 1집 '책이여, 안녕!'…2016년 EP '메신저' 이후 5년 만
입력 : 2021-01-28 15:28:27 수정 : 2021-01-28 15:28:2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더스미스의 찰랑거리는 기타소리가 부산 앞바다의 잔물결을 투과하면 이런 느낌일까.
 
부산 출신의 밴드 '검은잎들'이 최근 정규 1집 '책이여, 안녕!'를 냈다.
 
권동욱, 김성민, 최은하, 윤영웅 구성의 4인조 밴드다. 2016년 '9와숫자들' 송재경의 프로듀싱으로 EP '메신저'을 낸 뒤 약 5년여 만의 신보다.
 
2017년부터 준비한 앨범이나, 멤버들의 군입대로 휴식기가 길어졌다. 기타리스트 김성민의 제대 후 2019년 다시 뭉쳤고 2년 간의 작업 끝에 완성했다. '3호선버터플라이'의 베이시스트이자 녹음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프로듀서 김남윤이 작업을 도왔다.
 
타이틀곡 쟁글팝의 톤으로 채색된 총 11곡이 담겼다. 쟁글팝이란 기타의 발랄하고 찰랑거리는(Jangle) 소리에 착안해 붙은 록 음악의 하위장르. 
 
1964년 비틀스의 'A Hard Day's Night' 앨범이 효시이자 원류로 평가된다. 이후 더스미스 등이 맥을 계승해 90년대 브릿팝 등 후대 다양한 록 음악사에 영향을 미쳐왔다.
 
검은잎들 '책이여, 안녕!'. 사진/오름엔터테인먼트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책이여, 안녕!'을 필두로 찰랑거리는 선율을 내뿜는 기타의 아르페지오가 앨범 전반을 감싼다. 멤버 모두 마지막 20대를 앞두고 쓴 가사들은 모래 같은 청춘의 은유다. 한 손으로 움켜 쥐여지지 않는 신기루 같은 것. 
 
지난 사랑을 찾는 부산 서면 거리('로맨스에게')는 순간 타오르다 사라지는 캠프파이어의 불꽃으로, 다시 파도소리의 공감각적 잔상으로 이어진다.
 
앨범 소개글을 쓴 델리스파이스의 윤준호는 "이들을 듣다보면 스톤 로지즈, 스미스, 뉴오더가 활동하던 맨체스터 사운드의 어딘가 서글픈 색채를 생각나게 한다"며 "너무 잘 다듬어져 있는 요즘 인디신의 음악과 달리 이들의 사운드는 '날 것'이라 반갑다"고 앨범 소개 글을 썼다.
 
밴드는 오에 겐자부로 동명 소설에서 이번 앨범 제목 '책이여, 안녕!'을 빌렸다. 
 
“소설의 작가는 죽지만 그 작가가 쓴 책의 인물들은 영원히 산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이 음악들도 우리가 사라진 뒤에 어디선가는 숨 쉬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검은잎들. 사진/오름엔터테인먼트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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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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