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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노조 "임금 10년째 동결…파업 불사"…'배재훈 리더십' 시험대
해상노조, 중앙노동위에 조정신청…23일 1차 회의
조정중지 결정시 파업 찬반투표 진행
2020-12-16 15:37:18 2020-12-16 15:37:18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HMM(011200)(옛 현대상선)의 임금이 지난 10년간 동결되면서 노조의 불만이 폭발했다. 해상 직원들은 사상 초유의 대규모 파업을 예고하고 나서 노사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배재훈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 해원연합노동조합(해상직원 노조)은 지난 14일 사측을 대상으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냈다. 중앙노동위는 노조가 신청한 조정신청과 관련해 오는 23일 1차 조정회의를 연다. 1차 회의에서 타결되지 않으면 29일 2차(최종)회의가 예정돼 있다. 
 
만약 중앙노동위가 노사간 입장차가 커 조정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뜻의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미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한국인 선원 400명이 타고 있는 선박 40척이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진/HMM 선원 노조
 
HMM은 선원과 육상 임금을 각 6년, 10년째 동결했다.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HMM은 2015년 1분기 이후 20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그간 노조는 회사 정상화에 동참하기 위해 임금동결을 감내했다. 하지만 올 2분기 5년여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음에도 임금인상률이 저조하자 누적된 불만이 터졌다. 
 
전정근 HMM 선원 노조위원장은 "파업으로 국가 물류대란 야기 등의 피해를 초래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직원들이 그간 고통분담을 해왔으면 흑자전환했을때 조금이라도 인정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사측이 육상과 해상 노조에 임금 1%, 성과급 1.8% 인상 등이 담긴 인상안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해상 선원 최저임금은 약 78% 올랐다. 그는 "열심히 일했지만 제대로된 급여를 받을 수없다면 차라리 사표를 내고 하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해상 직원 임금을 최소 8%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HMM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3%로 매우 적은 데도 임금을 1%만 올리려고 한다"며 "선원들이 코로나 사태로 8개월에서 1년 가량 하선하지 못하고 업무에 매달리고 있지만 회사에서 제공하는 선원들의 처우가 최악이다. 지금 분위기로는 선원 노조 전원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처럼 노조와 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안 격차가 큰 만큼 이견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HMM 선원이 파업할 경우 1976년 설립된 후 첫 쟁의행위가 된다. 
 
육상에서도 임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다. HMM 육상 노조는 급여인상을 요구하며 서울 연지동 HMM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 등을 펼치기도 했다. 육상 노조도 선원 노조처럼 중앙노동위에 조정신청을 하고 협상에 들어간다.
 
HMM은 선원 파업만큼은 막아내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임금인상률을 명확하게 1%로 제시한 건 아닌 것으로 안다"며 "노사간 임금 협상 중에 나온 다양한 얘기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측에서 점진적인 인상안을 제시한 상황"이라며 "중앙노동위 중재 속에서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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