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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30조 돌파에도 연체율 뚝…코로나 착시 효과
카드사 연체채권 규모 감소…원리금 상환 유예 정책 영향
2020-12-09 15:58:52 2020-12-09 15:58:52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론 잔액이 30조원을 돌파했지만 카드사 연체율은 오히려 완화됐다. 코로나19 피해 차주를 위한 원리금 상환 유예 정책이 연장을 거듭하면서 착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카드론 이용액과 잔액이 폭증했지만 연체율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3분기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잔액은 3069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286523억원) 대비 2조원 이상 증가했다. 3분기 카드론 이용실적도 353125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4조원 가까이 늘었다.
 
통상 카드론 이용이 증가하면 연체채권 규모는 커진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여파로 카드론 이용이 폭증해도 연체채권 규모는 되레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개 카드사의 9월 말 연체채권(1개월 이상) 규모는 168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1000억원 줄었다.
 
중소 카드사를 주축으로 연체채권이 크게 줄었다. 하나카드의 3분기 연체채권 규모는 1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4% 감소했다. 우리카드의 연체채권은 137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2.5% 하락했다. 롯데카드는 전년 대비 13.9% 감소한 1674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형 카드사들도 한 자릿수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삼성카드의 연체채권은 지난해 대비 9.8% 감소한 2395억원으로 확인됐다. 신한·국민카드의 연체채권 규모는 각각 4575억원, 3199억원이다. 전년보다 신한카드는 6.3%, 국민카드는 1.5% 하락했다.
 
이와 달리 현대카드는 유일하게 연체채권 규모가 늘었다. 현대카드의 3분기 연체채권은 2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55.4% 증가했다.
 
연체율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그렸다. 3분기 카드사별 연체율 및 전년비 감소폭은 신한 1.5%(0.2%↓) 삼성 1.1%(0.2%↓) 국민 1.4%(0.1%↓) 현대 1.4%(0.4%↑) 롯데 1.3%(0.3%↓) 우리 1.3%(0.5%↓) 하나 1.6%(0.7%↓) 등을 기록했다.
 
이처럼 코로나 여파에도 연체채권이 줄어든 데는 원리금 상환 유예 정책에 따른 착시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4월부터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최근에는 해당 조치를 내년 3월까지 추가 연장한 바 있다. 또 오는 12월까지 적용되기로 했던 개인 채무자 원금 상환 유예도 내년 6월까지 다시 한 번 미뤘다.
 
업계에선 정책 지원 효과로 연채채권이 감소한 만큼, 추후에는 부실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자 납부 상황을 보고 연체를 파악하는데 금융 지원 정책으로 연체 규모를 판단하기 어려워졌다""일시에 부실이 급격히 커질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방향으로 영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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