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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 풍선효과' 고신용자 카드대출↑
금리 10% 미만 이용 증가…은행 대출규제 후 기현상…1금융서 부족한 자금 마련
2020-12-07 06:00:00 2020-12-07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고신용자의 현금서비스 이용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금리인 카드대출까지 자금 마련에 동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확산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신용자들의 현금서비스 이용률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8개 카드사 가운데 5곳에서 10% 미만 금리가 적용되는 고신용 회원이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전월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롯데카드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10월 기준 롯데카드 현금서비스 이용 고객 중 10% 미만 금리가 적용된 회원은 10.8%를 기록했다. 전달 5.8%를 기록한 것보다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비씨카드는 10% 미만 금리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회원이 전체 고객 가운데 9%를 차지했다. 전월 대비 약 2.7%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카드에선 10% 미만 금리로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4.5%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에서도 소폭의 증가세가 나타났다. 두 카드사의 10% 미만 금리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모두 1.8%로 확인됐다. 전월 대비 신한카드는 0.4%포인트, 우리카드는 1%포인트 상승했다.   
 
이밖에 국민·현대·하나카드의 10% 미만 금리 현금서비스 이용 비중은 각각 3.81%, 2.3%, 1.4%를 기록해 전월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감소했다.
 
이처럼 다수의 카드사에서 고신용자들의 현금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진 데는 시중은행이 대출 조이기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대출 취급을 조절을 요청하자 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대출 금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과거보다 시중은행에서 대출할 여력이 줄자 상당수 고객이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으로 손을 뻗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현금서비스는 통상 대출 규모가 소액이라 고신용자가 이용하는 경우가 적다"며 "다만 최근 시중은행에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까다로워지면서 부족한 자금을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으로 충당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신용자의 현금서비스 이용은 연말에 더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대유행에 접어들며 자금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다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이 대출 확대에 불을 붙이고 있어서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지난달 30일 고소득자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우회로를 찾으려는 시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의 경우 별도의 심사가 없다는 점도 사용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금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지만 대출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부여된 한도만큼 자금을 빠르게 빌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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