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횡령사고 임직원 제재' 보험업법 손질
수신 기능 없어 금융사고 처벌 '사각지대'
"금융당국 직접 제재 근거 마련"
2023-11-23 06:00:00 2023-11-23 08:37:38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당국이 횡령·배임을 저지른 보험사 임직원에 직접적으로 제재를 내릴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수신 기능이 없는 보험업 특성상 은행이나 저축은행에 비해 금융사고에 대한 임직원 제재가 취약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입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에 관련 법 개정을 건의하면 금융위가 법 개정을 추진하는 방식입니다.
 
보험업법에 횡령과 배임 등 금융사고를 저지른 임직원을 금융당국이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인데요. 현행 보험업법은 임직원 횡령 사고가 발생해도 당국이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나 법 근거가 없습니다.
 
은행법·상호저축은행법은 횡령 사고와 관련한 임직원 제제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은행법은 은행의 운영이나 신용 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금지하는 포괄적 제재 규정을 뒀습니다. 또한 임직원에 대한 제제 조항을 통해 은행법을 고의 위반한 경우 금융위가 업무집행 정지, 임원 해임 권고, 금감원을 통한 경고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상호저축은행법은 '횡령·수뢰 등의 금지' 조항을 두고 임직원 횡령과 배임을 보다 직접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횡령 금지를 포함한 법을 어긴 임직원에 대해서는 금융위가 임원 해임 권고 또는 직무정지, 직원 면직 요구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반면 보험업법에서 임직원과 관련해 제재를 가하는 것은 주로 보험 판매 행위에서의 문제점에 한정돼 있습니다. 보험 판매 시 설명의무를 지키지 않았거나 중복계약 체결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을 때, 보험 모집 금지 행위를 저질렀을 때 등입니다. 이 경우 금융위가 보험사 임직원이나 보험사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보험업법이 임직원 횡령 사고에 대한 근거 규정을 두지 않았던 것은 보험사에 수신기능이 없다는 특성 때문입니다. 또한 보험업계의 금융사고는 대체로 판매 조직에서 일어나는 보험료 대납이나 서류 조작, 고객 보험료 편취 등이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설계사가 보험료를 유용한 경우 설계사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며 "보험사 내부 임직원이 직접 횡령이나 배임을 저지렀을 때는 검찰에 고발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한 보험사 내부 직원이 보험금 수억원을 횡령했다가 적발되는 등 횡령사고가 잇따르면서 보험업법 개정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A보험사 장기보험 보상 담당 직원이 지난해 5월부터 1년 5개월여 간 6억4000만원 가량의 횡령을 저지른 바 있는데요. 이 직원은 위임장을 위조해 보험금을 부당하게 타내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금융업권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을 보면 2017년 부터 올 7월까지 금융업권에서 횡령을 한 임직원 수는 202명이었습니다. 이들이 횡령한 금액은 1816억590만원이었는데요. 횡령 임직원 규모를 보면 보험업권이 59명으로 30% 가량을 차지했습니다.
 
금융당국은 횡령 사고를 저지른 보험사 임직원을 직접 제재하는 내용을 담아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한다. (사진=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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