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일 "2025년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복구하는 시간이자, 그 어느 때보다도 검찰개혁에 강한 동력이 집중됐던 변화와 고통의 시간이었다"며 "서울중앙지검 구성원 한 분 한 분이 다 성찰하는 마인드를 장착할 때 수십년간 형성된 우리 검찰의 조직문화는 검찰을 변화시키는 훌륭한 수단이자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시무식을 열고 "2025년은 검찰구성원 모두가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억울함 속에 괴로워했던 시간"이라면서도 "2026년을 시작하는 지금, 검찰 조직이 변화할 수 있는 수단은 굳이 어떤 특별한 제도나 조치에서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 어느 조직보다 자기 책임하에 열심히 일하는 조직문화가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그러면 "그 훌륭한 우리의 전통과 같은 조직 문화가 변화의 수단이 되고,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으려면 딱 한 가지만 보태지면 될 것 같다"면서 "나 자신과 우리 조직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성찰의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해 11월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은 신년사 전문
Ⅰ
2026년 새해, 첫 출근날입니다.
매년 찾아오는 새해이지만 새해는 늘 설레입니다.
일년 전 이맘때쯤 헌법질서에 반하는 불법계엄 때문에
그 어느 누구보다도 속상하고 망연자실했던 검찰구성
원들인 만큼 2026년 새해는 더욱 새로운 것 같습니다.
II
지난 2025년은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복구하는 재건의
시간이자, 그 어느 때보다도 검찰개혁에 강한 동력이
집중되었던 변화와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검찰구성원 모두가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억울함 속에 괴로워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Ⅲ
"변화할 수단을 갖지 않은 국가는 보존을 위한 수단도
없는 법이다. 국가가 그러한 수단이 없다면, 간절하게
보존하기를 원했던 헌정의 부분을 상실하는 위험에조차
빠질 수 있다."
'보수주의' 사상의 원조인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가
했던 말입니다. 국가 대신 검찰이나 조직을 대입해보면
어떤 의미인지 더 명료하게 와닿을 것 같습니다.
2026년을 시작하는 지금, 검찰 조직이 변화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이 있을까요.
굳이 어떤 특별한 제도나 조치에서 찾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미 지금 이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조직보다도 자기 책임하에 열심히 일하는
조직문화가 있습니다. 맡은 바 업무의 수행을 위해
야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실무관님들 네방 내방 따지지
않고 합심하여 다 같이 사건기록 만들고 있습니다. 코앞에
어려운 일이 닥치면 자신의 단위 업무가 아닐지라도
선배가 나서 후배에게 가르쳐주고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해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
하기 위하여 면밀하게 살피고 선후배 동료와 열띤
논쟁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법무부장관님 말씀과 같이
'국민이 믿고 기댈 수 있는 검찰'이어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그 사명감, 책임감, 훈훈한 조직문화가 곧 검찰이
변화할 수 있는 수단이자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
하는 본연의 기능을 지켜낼 수 있는 디딤돌이라고 생각
합니다.
Ⅳ
다만, 그 훌륭한 우리의 전통과 같은 조직 문화가
변화의 수단이 되고,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으려면 딱
한 가지만 보태지면 될 것 같습니다.
성찰입니다.
무의식적이나마 오만하게 보일 수 있는 언행은 없었
는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주장하지만 정작 지금 당장 내 손에 있는 사건에서는
종전에 해오던 관행이나 어떤 편향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과함이나 부족함은 없었는지,
혹시나 면피성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타성이나
안일함에 젖어있었던 것은 아닌지 나 자신과 우리
조직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성찰의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서울중앙지검 구성원 한분 한분이 다 그와 같이
성찰하는 마인드를 장착할 때 수십년간 형성되어온
우리 검찰의 조직문화는 검찰을 변화시키는 훌륭한
수단이자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입니다.
Ⅴ
오늘도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권익을 구제하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계시는 서울중앙
지검 구성원 모두가 바로 검찰 변화의 주역임을 잊지
맙시다.
저는 여러분의 의지와 역량을 믿습니다.
겸허하되 당당하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2026년 1월 2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박 철 우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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