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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수익률 20% 하나니켈, 자칫하면 손실만
올해 11월까지만 운용 후 상폐…"청산 시 자산 배분 잘못된 정보"
2019-02-25 16:28:00 2019-02-25 17:26:32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주식시장에 상장된 원자재펀드 하나니켈 1·2호의 주가가 급등했다. 20% 안팎의 분배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려든 영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분배금으로 이익을 얻더라도 주식을 제때 팔지 못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당부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니켈 1호는 전날보다 165원(13.98%) 오른 13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에는 1450원까지 오르면서 23%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하나니켈 2호는 장중 상한가까지 올랐다가 25% 상승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각각 986만주, 346만주로 직전 거래일보다 각각 30배, 80배가량 많았다.
 
높은 분배금 수익률에 이끌린 투자자들이 몰려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나니켈 1·2호는 각각 주당 280원의 분배금을 나눠줄 예정이라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공시일 종가 기준으로 보면 분배금으로 각각 18%, 24%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액이다.
 
수익률만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자칫하면 손실만 떠안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펀드는 올해 11월말까지 운용된 후 청산이 예정돼 있다. 펀드가 해산 등기를 하면 하나니켈 1·2호는 곧바로 상장폐지된다. 상폐 전까지 팔지 않으면 손에 쥔 주식의 가치가 그대로 증발하게 된다. 현재 보유한 자산이 없어 청산할 때 투자자에게 나눠줄 자산도 없기 때문이다. 즉 그때까지 투자원금 이상의 분배금을 받지 못하거나 매각 차익을 내지 못하면 손실을 보게 된다는 뜻이다.
 
하나니켈 1·2호는 설정 당시 모집된 금액 1300억원 중 일부를 유보금으로 남기고 대부분 마다카스카르 소재 암바토비광산 니켈 매출액 중 일부를 지급받는 권리에 투자했다. 유보금도 이미 분배금으로 모두 나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나니켈의 경우 광산의 지분이 아니라 매출권에 투자했기 때문에 보유 자산 없이 권리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구조"라며 "펀드가 청산하면서 자산을 나눈다는 잘못된 정보로 끝까지 주식을 들고 있으면 자산을 배분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상폐 되기 전 분배금을 받아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을 제외하고 앞으로 두 번 더 분배금을 지급할 예정인데 하나니켈 1호를 지난 22일 종가 1180원에 샀다면 앞으로 한 번에 450원씩은 받아야 한다.
 
분배금은 니켈 광산 매출액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에 지급하기로 한 주당 280원이 최대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450원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하나니켈은 설정 당시 주당 500~600원 정도 분배금을 예상했다가 지금까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분배금을 줬는데 그만큼 계속 니켈 광산에서 돈을 못 벌었다는 의미"라며 "갑자기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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