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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거래량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 하지만 급격한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개인투자자 신용거래 증가로 증권사 입장에서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금융(IB) 시장 역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거래대금 급증…브로커리지 수익 기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월3일부터 5일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은 159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월 월간 평균 76조7000억원, 2월 88조2000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하나은행 딜링룸(사진=연합뉴스)
급격한 거래대금 상승은 지난 2월28일부터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실제 3월3일과 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7.24%, 12.06% 하락했고 다음 날인 5일에는 다시 9.63% 상승하는 등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 증시 변동성 확대의 최대 수혜자가 증권업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변동성 확대가 단기적인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비중에서 개인은 기존 65% 수준에서 최근엔 70%후반에 이를 정도로 개인투자자가 거래대금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거래대금 규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라며 "이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만으로도 연평균 10% 수준의 순이익 성장이 가능하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급격한 증시 변동성은 브로커리지 사업에서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2023년 발생한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당시 주가조작 일당이 매수한 종목이 급락하면서 거래 창구로 이용됐던 키움증권은 대규모 미수금 발생으로 약 4000억원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증권업계는 신용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4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신용거래 중단을 공지했다. 그러나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6945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시 변동성에 따른 위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변동성 장기화 땐 IPO 시장 위축 우려
급격한 증시 변동성은 기업금융(IB) 가운데서도 특히 기업공개(IPO)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규모 폭락이 발생한 다음 날인 5일 케이뱅크(279570)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코스피 시장은 이란 사태 해결 기대감으로 10% 가까이 올랐다.
케이뱅크는 상장 직후 공모가 8300원 대비 11.20% 오른 9230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장중 한때 988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 수급이 반등에 성공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로 쏠리면서 상승 폭을 줄였고 결국 0.36% 상승에 그쳤다.
이후 6일 케이뱅크 주가는 6.96% 하락했고 9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0% 넘게 떨어지며 종가 69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케이뱅크 IPO 부진은 모회사 BC카드와 지분 투자를 진행한 재무적투자자(FI)의 부담으로 남게 됐다.
케이뱅크는 2021년 투자 유치 당시 보장 수익률 미달 시 최대 1100억원 한도 내에서 보상하기로 약속했다. FI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려면 주가가 9250원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공모가가 8300원으로 정해진 데 이어 증시 급락에 따른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FI 손실 규모가 BC카드 보상액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추정되는 FI의 목표 내부수익률(IRR)은 8% 수준이다. 이들은 2021년 출자 당시 주당 6500원에 지분을 샀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6900원 수준에 머물러 최대 1100억원의 수익 보상을 받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기대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케이뱅크는 오랜만에 등장한 조 단위 규모 대형 IPO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향후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대형 IPO 후보 가운데는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 기업도 적지 않다. 패션 플랫폼 기업 무신사는 기업가치 10조원 평가를 두고 시장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뷰티 기업 구다이글로벌 역시 2025년 투자 유치 당시 평가받았던 4조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기업가치를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증시 상승세 속에서 IPO 흥행을 기대해왔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외부 변수 등장으로 IPO 시장은 기대감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이에 시장에서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IB 시장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거래대금 증가는 일시적인 지표일 뿐 장기적으로는 시장 불확실성이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승환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IB토마토>에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운용손익을 시작으로 채권발행과 충당금 적립 압박으로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라며 “지금 당장은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지만, 투자심리가 위축돼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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