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인재 일본 진출 봇물)"취업도 글로벌 시대, 해외로 눈을 돌려라"
일본기업 ‘매뉴얼’ 문화는 유념해야…일본기업 취업선배의 조언
2017-12-07 06:00:00 2017-12-07 09:10:26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10년 이상 일본에 거주할 계획이다. 인정받는 엔지니어가 되겠다.”
 
이연호(25)씨와 이창환(25)씨의 '약속'이다. 이들은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고스펙자가 넘쳐나는 한국의 취업시장에서 돋보이기란 쉽지 않았다. 대학 졸업 후 얼마간 공백기를 겪기도 했다. 현재는 일본 취업에 성공해 연수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은 평소 관심이 많았던 일본에서 '길'을 찾았다. 이연호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일본어 공부를 했고, 군 복무를 마친 후 1년 동안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왔다. 이창환씨도 오사카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온 이후 일본 기업문화에 깊은 인상을 받고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때마침 대학 지도교수의 소개로 일본 취업을 알선해 주는 토스를 만났다. 두 사람은 토스에서 일본 기업 정보부터 면접 기회, 취업에 필요한 자료 준비까지 모두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 취업 프로그램 'K무브'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이들은 일본에서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 일본어 실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환씨는 “일본어능력시험 1등급을 땄는데 이는 기본에 불과했다”면서 “일상적인 언어, 기업에서 쓰는 언어를 습득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취업 과정에서 요구되는 각종 일본어 서류를 준비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이연호씨는 “일본어 실력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지만, 일본 기업이 요구하는 자료를 형식대로 작성하는 점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들이 입사한 지는 1, 2개월 남짓이지만 일본 생활의 만족도는 꽤 높다. 일본 기업은 한국과 달리 퇴근시간이 철저하고, 각종 수당도 많은 편이다. 연봉은 입사 1∼2년차에는 한국보다 낮지만, 3년 정도 지나면 역전된다. 일본 특유의 종신고용 문화로 고용 안정성도 높다. 일본 대표기업 중 하나인 토요타자동차의 경우 평균 임금이 851만엔(약 8197만원)이며, 평균 연령은 38.9세, 평균 근속연수는 15.2년이다. 이창환씨는 “한국 기업과 비교해 일본 기업은 초임이 적어 실망할 수 있지만, 임금인상률이 높아 주임 정도 직급만 돼도 많이 받는다”면서 “일본 기업들은 신입을 키워서 함께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그만두지 않으면 정년까지 일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은 대다수가 사택을 운영하고 있어 주택을 구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사택이 없는 경우에는 토스가 주거지를 구하는 데까지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창환씨는 “월 1만엔~2만엔 정도를 내면 사택에서 지낼 수 있기 때문에 주거지 걱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 취업자들이 도요타 회관 견학을 하고 있다. 사진/이연호씨 제공
 
일본 취업 생활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일본 유학 등을 통해 현지 문화에 적응한 경우가 아니면, 문화 등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유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매뉴얼을 고집하는 일본 기업문화가 한국 인력들에게는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이창환씨는 “어디의 누구입니다. 전할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어떤 내용인가요. 복창하겠습니다. 맞나요. 맞습니다…로 이어지는 매뉴얼이 정해져 있고 기업에서 사용되는 경어도 3가지나 있다”면서 “이런 언어를 배우는 데만 한두 달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연호씨는 “‘매뉴얼에 살고 죽는 일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일본 기업은 정형화된 룰이 많다”면서 “그러나 외우기만 한다면 일의 처리방식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외국생활의 외로움, 부족한 생활정보도 단점 중 하나로 꼽았다. 한국어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는 이창환씨는 “관공서의 문서 처리 속도가 늦고 인터넷 설치도 최대 한 달까지 걸려 빠른 서비스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은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럼에도 일본에서 기술자로서의 꿈을 키워나갈 생각이다. 이창환씨는 “일본에서도 인정받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도 조언을 남겼다. 이연호씨는 “한국은 취업난이 심각한데, 한국에서만 취업하려고 하지 말고 해외로 눈은 돌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가 최근 3년간 일본에 취업한 한국 청년 1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7.8%가 ‘현재 직장에 만족’(39.3%)하거나 ‘매우 만족’(18.5%)한다고 답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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