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도 1330원대…'반도체 흑자'에 날개 단 원화
원·달러 환율 1333.2원까지 하락…약 2년 만에 최저
반도체발 경상수지 흑자 지속 시…'1200원대' 전망도
2026-10-12 17:20:03 ㅣ 2026-10-12 17:26:4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달러 강세에도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에 머물며 원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초 1555원대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물던 환율은 장중 연 최저점은 물론,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원화 강세의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 흑자가 쌓이는 가운데,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외환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영향이 큽니다. 시장에서는 무역흑자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도체 호황에 쏟아진 달러…환율 하락 압력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내린 1335.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환율은 1342.5원에서 장을 출발한 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오전 9시56분 1333.2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는 지난 2024년 10월4일 저점(1331.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앞서 환율은 지난 7월1일 중동 지역 불안과 달러 강세로 장중 1559.2원까지 치솟았고, 같은 달 7일에는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555.8원을 찍으면서 1600원 돌파 가능성이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 중순 올해 처음으로 1300원대에 진입했고, 두 달 가까이 1300원대에 머물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환율 하락은 글로벌 달러 강세 속에서 나타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끕니다. 통상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는 약세를 보이는데, 최근에는 이 같은 흐름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입니다. 실제 최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약세가 부각되고 미국채 금리 인상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 강세 압력은 커졌습니다. 이에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2선을 웃돌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에도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경상수지는 461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상품수지가 46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수출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이 크게 늘어났고, 이 같은 요인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반도체 흑자'에…환율 추가 하락 여력 ↑
 
시장에서는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꾸준히 유입되면 환율의 추가 하락 압력도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역흑자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환율의 추가 하락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대다수입니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달러 강세 흐름 속에서 타 주요국 통화와 달리 원화는 차별화됐다"며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 출회 등 우호적인 수급 여건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고 짚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과거 원홧값이 1330원대였던 때와 비교해 원홧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더 많아졌다"며 올해 4분기 원홧값 범위를 1280~142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의 원화 강세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될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상흑자가 월간 500억달러씩 이어진다는 가정하에 내년 상반기 말~하반기 초에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진입할 수 있으며 향후 달러 강세나 장기금리의 상승세가 진정되면 1200원대 진입 시점이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환율은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찍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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