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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르노삼성 노사,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2020-01-29 06:00:00 2020-01-29 06:00:00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대화에 나섰다. 양측은 이달 29~31일에는 실무 교섭, 다음달 4~7일 본교섭을 하기로 합의했다. 노사는 2015~2017년 3년간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타결지었지만 2018년부터는 대립의 연속이었다. 2018년도 임단협은 해를 넘겨 지난해 6월에서야 끝났다. 노사가 겨우 '상생 합의'를 했지만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다시 갈등이 빚어졌다. 
 
김재홍 산업1부 기자
노사가 다시 대화에 나선 이유로는 대립을 지속하기에 양측 모두 녹록치 않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달 20일부터 파업에 돌입했지만 조합원들의 참여율이 갈수록 떨어져 25% 내외까지 하락했다. 더 이상 파업을 지속하기에는 동력이 떨어진 것이다.
 
사측도 파업이 지속될 수록 손실금액이 누적되고 있었으며, 내달 ‘XM3’ 출시를 앞두고 갈등 관계를 빨리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노조가 지난 20일 파업 철회 방침을 밝히자 사측은 ‘진정성이 없다. 예전 사례처럼 대화한다고 해놓고 기습 파업 하는 것 아니냐’면서 파업에 참가했던 조합원을 돌려보내기도 했지만 다시 대화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르노삼성은 현재 총체적인 위기에 처해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팰리세이드, 신형 쏘나타, 모하비 부분변경모델, K7 프리미어, 더 뉴 그랜저, 신형 K5, 제네시스 GV80까지 내놓는 차량마다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한국지엠도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했는데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 속에 인기몰이가 예상되고 있다. 
 
그에 비해 르노삼성은 QM6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과거 르노삼성에 영광을 안겨다준 SM3, SM5 등은 단종됐고 한 때 쏘나타의 아성을 위협했던 SM6도 출시된 지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게다가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위탁생산도 종료됐다. 지난해 초 LPG 모델이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인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결국 신차를 통해 판매를 끌어올리고 회사 경쟁력을 회복하는 게 절실한 시점이다. 물론 양측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노조는 과거 3년간 무분규 타결에 합의했지만 실질적으로 얻은게 없다는 불만이 있다. 사측은 현재 회사가 어렵지만 노조가 현실을 무시하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한다는 반응이다. 서로 요구할 것은 많고 감정이 쌓이다보니 최근 노조는 게릴라식 파업, 상경 투쟁을 단행하고 사측은 부분 직장폐쇄 등으로 대응의 수위만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양측에 주어진 '골든타임'이 별로 남지 않았으며, 상생의 시기를 놓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한국 철수 등까지 우려하고 있다. 노사가 대결이 아니라 주어진 대화의 기회를 잘 살려서 다시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야 할 시기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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