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동통신비 원가, 공개하는 것이 공익에 맞아"(종합)
"이동통신서비스는 공적자원 이용…국가 감독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도 필요"
입력 : 2018-04-12 20:30:35 수정 : 2018-04-12 20:33:59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대법원이 이동통신사의 통신요금 원가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참여연대가 2011년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소송을 낸지 7년만이다. 이동통신사들은 그동안 1, 2심 판단데도 불구하고 통신요금 원가가 영업비밀 등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지만, 이번 확정판결로 국민이 요구할 경우 이를 공개해야 한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2일 참여연대가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2005∼2011년 이동통신사들의 손익계산 및 영업통계 자료 등을 공개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방통위 "원가자료는 영업비밀 사항"
 
참여연대는 2011년 현 미래창조과학부 업무를 담당한 방송통신위원회에 이동통신사의 통신요금 산정기준 등 원가자료 정보를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통신요금 원가자료가 이동통신사들의 영업비밀에 해당되는 사항이라며 거부했다. 이에 정부를 상대로 ▲원가 산정을 위한 사업비용·투자보수 산정관련 자료 ▲이용약관 신고·인가 관련 심의평가 자료 ▲전기통신서비스요금 산정 근거 자료 공개를 청구했다.
 
1심은 정보에 일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공개로서 얻는 공익적 이익이 더 크고, 실제 공개로서 이동통신사들이 입는 피해는 크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참여연대의 청구 모두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2심은 1심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면서도, 통신비 원가 등 공개로 이동통신사의 정당한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면서 인건비나 접대비, 유류비 등 이동통신사의 수익이나 자산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공개를 제한했다. 공개되는 정보의 기간도 2005~2011년 5월까지 2·3세대 통신 서비스 기간으로 제한했다. 참여연대와 정부 중 정부만 상고했다.
 
재판부 "공개청구 정보, 비공개 대상 아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세 가지였다. 원심인 항소심에서 정보공개의무를 인정한 정보가 충분히 특정됐는지, 정부가 정보비공개결정을 하는데 절차상 하자가 있었는지 그리고 참여연대가 공개를 청구한 정보가 비공개대상인지 등이다.
 
재판부는 “청구인이 정보공개청구를 할 때에는 사회일반인의 관점에서 청구대상 정보의 내용과 범위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해야 하고 정보비공개결정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가 공개를 청구한 정보의 내용 중 내용과 범위를 특정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법원이 이를 특정해야 한다”면서 “원고가 공개를 청구한 정보는 사회일반인의 관점에서 내용과 범위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가 원고의 정보공개청구에 별다른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동통신요금과 관련한 총괄원가액수만을 공개한 것은 원가 관련 정보에 대해 비공개결정을 하면서 비공개이유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해 위법하다”면서 “피고가 소송이 진행되고 나서야 원가 관련 정보가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가격 책정돼야"
 
본질적 문제인 원가 정보가 공개대상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동통신서비스는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해 제공되고 국민 전체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양질의 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돼야 할 필요 내지 공익이 인정되고, 이를 위한 국가의 감독과 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는지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약관 및 요금 관련 정보의 기본적인 내용은 참가인들이 피고에게 제출한 이용약관에 관한 정보로서 영업상의 비밀이라고 보기 어렵고 변경된 이용약관 중 요금제, 부가서비스 내용에 대한 설명은 일반적 내용이기 때문에 공개되더라도 이동통신업자들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영업통계명세서에 적힌 분기별 가입자수, 회선수, 통화량 및 고용인원수 등의 정보는 요금 산정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본적 항목이고, 이것이 공개된다고 해서 이동통신업자의 자산이나 수익 구조 등이 노출된다고 보기도 어려워 영업상 중요한 비밀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전파 및 주파수라는 공적 자원을 이용해 제공되고 국민 전체의 삶과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동통신서비스의 특징, 이동통신서비스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어야 할 필요성, 이를 위한 국가의 감독과 규제 권한 행사의 투명성 확보를 적극 고려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진걸(왼쪽)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이날 열린 이동통신사 원가자료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소송 결과와 관련해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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