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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롯데마트와 두부업체 '어깨동무', 타 식품업체들에게도 확대
2015-11-13 06:00:00 2015-11-13 06:00:00
식품업체들의 영세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체 2만5000여 기업 중 종업원 수 10인 이상인 사업장은 18%, 연매출 10억원 이상인 경우도 14%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마트는 두부제조 중소협력사의 성장이 자사의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 실력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자사의 기술력을 합쳐 새로운 연합브랜드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결과 충청도의 한그루식품과 경상도의 동화식품, 전라도의 오성식품 등 3개사는 지난 2013년 3월 새로운 두부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한그루식품은 용기 개발, 오성식품은 기계설비 구축과 포장지 인쇄, 동화식품은 콩 구매 등을 맡았다. 각 업체 특성과 지역별 개성을 살려 두부 맛도 표준화했다. 브랜드네임은 함께 두부를 만들어온 과정을 떠올리며 '어깨동무'로 결정했다. 롯데마트는 브랜드 콘셉트 결정 및 브랜드 아이덴티티(BI) 개발을 통해 상표등록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마트 측은 해당 중소기업의 지속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참여 업체들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구성을 제안했다. 롯데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콩 생산자와의 직거래와 부자재 합동구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롯데마트가 컨설팅한 제품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하는 매장연출 및 브랜드화를 거쳐 창출된 수익은 품질개선을 위한 재투자로 이어지는 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협동조합 형태가 적절하다는 판단 하에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두드림 영농조합'과 '강남농산' 등의 콩 생산자와 박스, 기계 등 부자재 생산업체 2곳, '맑은물에', '삼영식품', '강릉초당두부' 등 두부제조사가 합류한 가운데 지난 2013년 8월 '어깨동무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이 과정에서도 롯데마트는 협동조합 설립 발의부터 정관 작성, 법적 검토, 창립총회 개최, 공동 브랜드상품 BI와 디자인 개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컨설팅했다.
 
어깨동무 협동조합 설립을 통해 원자재 통합구매가 가능해짐으로써 원가가 낮아지고 타 제품 대비 1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출시할 수 있었다.
 
협동조합 설립 1년 후인 지난해 8월, 조합은 기존 7개사에서 14개사로 참여기업의 외연을 젋히고 기업 범위도 원물인 콩과 두부에서 두부과자, 나물, 유부초밥업체 등으로 확대했다.
 
지난 2013년 8월 개최된 두부업체들의 어깨동무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이수천 이사장(왼쪽 네번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협동조합에 참여한 두부 제조사의 매출은 가입 전보다 20% 이상 늘어났다. 김정훈 어깨동무협동조합 사무국장은 "통합 전·후 조합을 통한 롯데마트 월 평균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40% 가량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콩 원물업체인 두드림영농조합과 강남농산의 콩 취급 물량도 1년간 약 8%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두드림영농조합은 롯데마트와 원물 납품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설립 2년째인 올해 9월에는 롯데마트 전점에서 배우 김보성 씨의 재능기부를 통한 '의리 두부'를 선보이기도 했다.
 
100% 국산 콩으로 만들어 농민들과의 의리를 지키고 가격은 대기업 브랜드 대비 40% 가량 저렴해 소비자와의 의리를 지킨다는 의미에서 의리 두부로 이름을 정했다. 이 과정에서 김보성 씨는 중소기업과 국산 콩 농가를 돕는다는 취지에 공감해 별도 모델료 없이 자신의 캐릭터 사용을 허락했다. 이로 인해 생긴 수익은 어려운 콩 재배 농가에 기부돼 우수 품종의 종자 콩 구매비용으로 사용된다.
 
지난 9월 출시된 의리두부를 배경으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는 두부의 성공 사례를 다른 상품군에도 적용해 중소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로 적용시키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지속적인 매출 감소세를 겪고 있는 중소 막걸리 제조업체의 자생을 위해 5개월 간의 준비 끝에 어깨동무 막걸리를 출시했다. 롯데마트는 어깨동무 막걸리 판매 채널 다양화에 적극 나서는 한편 협동조합의 규모를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쌀 공동 구매를 통해 추가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어깨동무 건오징어 협동조합이 탄생했으며 롯데마트는 연간 건오징어 취급 물량의 80% 가량을 협동조합에서 납품받기로 했다. 더불어 롯데마트는 건오징어 협동조합이 시설을 확대하고 안정적으로 원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1억원의 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하는 한편, 상품 패키지 디자인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지원하는 등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지용 롯데마트 CMD는 "지원을 통해 조합이 성장한다면 저희 또한 경쟁력있는 상품을 운영할 수 있어 상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도움을 드릴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지속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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