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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독촉 면하려 장모 살해한 사위, 징역 18년 확정
2015-10-07 06:00:00 2015-10-07 06:00:00
식당을 낸다고 속이고 거액을 빌려 도박자금으로 탕진한 뒤 돈을 갚으라는 압박이 두려워 장모를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18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윤모씨(46)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피해자 집에 있는 동안 피해자와 통화한 것처럼 꾸미고 CCTV를 의식해 피해자 집에서 나온 후 1층 엘리베이터에서부터 피해자와 통화를 시작한 것으로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사망한 시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해자를 살해한 사람이 피고인이 아닐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금전문제에 관해 명쾌하게 해명을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거짓말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거짓진술을 하도록 요구했으며, 경제사정이 투명하거나 건전하지 않은 점, 금전문제에 관해 철두철미한 피해자로부터 금전관계로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범행 동기도 인정할 수 있고 같은 취지로 판결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윤씨는 2013년 장모에게 김밥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구실로 5000만원을 빌리고 투자 수익금이라며 돈을 건네 신뢰를 얻었다. 이후 두차례에 걸쳐 총 9900만원을 빌렸다. 그러나 윤씨는 빌린 돈을 모두 도박자금 등으로 날렸으며, 금전관리가 철저한 장모로부터 변제 압박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자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윤씨는 2014년 1월23일 오후 5시쯤 장모 집으로 찾아가 2시간 동안 머물면서 둔기로 장모의 뒷머리를 때리고 양 손으로 목을 졸라 결국 살해했다. 이후 윤씨는 장모가 냉장고 위 싱크대 선반에서 그릇을 꺼내려다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져 뇌진탕으로 사망한 것으로 꾸몄으나 부검 결과 목졸려 숨진 것으로 확인돼 덜미를 잡혀 존속살해혐의로 기소됐다.
 
윤씨는 무죄를 주장하고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1, 2심은 금전 문제로 장모를 살해한 점, 범행을 은폐하고 기소된 뒤에도 부인한 점 등을 인정하면서도 다소 우발적인 범행인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이에 윤씨가 상고했다.
 
대법원 조형물 '정의의 여신상'.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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