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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윤종신의 미련한 고집, 빛보기 시작했다
2015-09-02 14:38:33 2015-09-02 14:38:33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뮤지션 윤종신의 미련한 고집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윤종신은 지난 2010년부터 6년째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윤종신은 이를 통해 매달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미련해 보일 수도 있는 도전이었다. 매달 완성도 높은 신곡을 내는 일이 쉽지 않을 뿐더러 이를 통해 음원 차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가능성도 적다. 가수의 입장에서는 일정 기간의 휴식기를 두고 미니 또는 정규앨범을 내는 것이 대중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오히려 유리하다.
 
◇가수 윤종신. (사진=뉴스1)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윤종신의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월간 윤종신'은 대중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발표된 '월간 윤종신'의 곡에 매료돼 과거 윤종신이 발표했던 노래들을 찾아 듣는 음악팬들도 늘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뮤지션인 윤종신이 음원 차트 성적에 집착하기보다는 자기 음악을 꾸준히 하면서 대중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는 윤종신이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통해 색깔 있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내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동안 윤종신은 영화, 전시, 미술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월간 윤종신'의 곡을 써왔다.
 
지난달 31일 '월간 윤종신'을 통해 발매된 '사라진 소녀'는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모티프로 한 곡이다. '미라클 벨리에'는 장애인 가정의 소녀가 음악을 통해 세상에 나갈 기회를 얻은 뒤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두 딸의 아빠인 윤종신은 이 영화의 여주인공처럼 자신의 딸들이 때가 되면 부모로부터 당당하게 독립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을 담아 가사를 썼다. 사랑하는 부모님의 품이 편하지만, 꿈을 위해 당당히 비상하겠다는 소녀의 고백이 이 노래에 담겨 있다.
 
'사라진 소녀'의 보컬은 인디신을 대표하는 여성 듀오 '루싸이트 토끼'의 에롱(조예진)이 맡았다. 에롱은 꾸미지 않은 듯 청아한 목소리로 맑고 깨끗한 소녀의 마음을 표현해냈다.
 
이에 앞서 윤종신은 지난 7월에는 배우 한효주 주연의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보고 동명의 노래 '뷰티 인사이드'를 만들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외면이 아닌 내면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모티프로 한 노래다.
 
또 윤종신은 지난 4월 20세기 추상표현주의의 거장으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보고 느낀 점을 '더 컬러'(The Color)에 담아냈다. 서울대 조소과 출신 래퍼 빈지노가 이 노래를 통해 윤종신과 호흡을 맞췄다.
 
윤종신은 뮤지션, 방송인,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으로서 눈코 뜰 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월간 윤종신'을 통해 6년째 매달 신곡을 내고 있는 윤종신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윤종신은 현재 소속사의 대표로서 후배 뮤지션들을 이끄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윤종신을 비롯해 김연우, 박지윤, 하림, 조정치, 장재인, 김예림 등이 소속된 미스틱89는 지난 2001년 설립됐다. 하지만 지난해 배우 전문 기획사인 가족액터스, 음악 전문 기획사인 에이팝 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해 현재는 음악 레이블인 '미스틱89'와 '에이팝', 연기 레이블인 '가족액터스' 등 3개의 레이블을 아우르는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났다.
 
지난 7월 아프리카TV와의 공동 출자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 사업을 펼칠 조인트 벤처 '프릭'(Freec)을 설립하기도 한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한 가수 출신 음반 제작자는 "보통 사람들은 가수와 음반 제작 중 한 가지 일만 하기에도 벅차다"며 "각 분야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철저하게 분리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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