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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조선소 고사 위기…상반기 수주량 63.5% 감소
2015-07-30 14:02:54 2015-07-30 14:04:30
2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조선3사에 이어 국내 중소 조선업도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형 선박 발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데다 수주난으로 대형 조선소들까지 중형 선박 시장에 진출하면서 일감이 뚝 떨어진 탓이다.
 
현재 정상적인 영업과 조업을 하고 있는 국내 중소 조선사는 SPP조선, 성동조선해양, 대선조선, 신아SB 등 6곳뿐이다. 이는 7년 전 조선 호황기 27곳에 비해 77.8% 급감한 수준이다. 그나마도 대부분 재무구조 악화로 인해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오랜 기간 조선업 침체기를 겪으면서 대부분 폐업, 업종 전환, 청산 등의 형태로 시장에서 사라졌다. 중소 조선 산업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
 
30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중형조선사 2분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형 조선 산업의 올 상반기 선박 수주량은 39만9000CGT로 전년 동기 대비 63.5% 급감했다. 상반기 국내 전체 조선업 수주량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96.1%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중소 조선소의 일감이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주금액은 8억5000만달러로 63.2% 줄었다. 중소 조선소의 수주금액이 절반 넘게 감소하면서 국내 전체 조선 수주금액의 6.5%까지 비중이 축소됐다. 조선 호황기였던 2007년 26.7%에서 4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대형 조선소들은 고부가 선종 위주의 수주전략으로 수익성을 지켜낼 수 있지만 중소 조선소들은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시장 침체로 일부 대형 조선소들이 중형 선박을 수주하는 사례가 늘면서 중소 조선소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중소 조선소들은 컨테이너 1척, 탱커 2척 등 총 3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수주잔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중소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약 365만CGT로 전 분기 말 대비 8.9% 줄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분기 중형 조선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악화된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1분기 벌크선 시장에 이어 2분기 탱커 시장도 위축되면서 한국 중형 조선소들의 수주실적도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탱커의 경우 LR2급(대형)이 증가하고 MR급(중형)이 감소하고 있는데 LR2급은 대형 조선소들도 일부 수주하고 있어 중형 조선소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남 통영에 위치한 성동조선해양 조선소에서 10만9000톤급 정유운반선 로드아웃이 진행되고 있다. 로드 아웃은 건조된 선박을 바다에 띄우기 위해 부유식설비(플로팅도크)로 이동시키는 작업이다. 사진/성동조선해양.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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