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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인터넷 느리고 요금 비싸" 호통
통신3사 최대 35% 인하…네티즌 "혜택 체감 못 해" 불만
2015-07-06 09:00:00 2015-07-06 09:00:00
최근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인물은 단연 리커창 총리다. 인터넷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낮추라고 통신사들을 압박하는 그의 모습에 일부 언론에서는 '슈퍼네티즌'이란 칭호를 붙이기도 했다.
 
신징바오 등 중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지난 3월 이후 매달 공식 석상에서 인터넷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정부업무보고에서 8번이나 '인터넷'을 언급하며 유례없는 관심을 보인데 이어 4월의 1분기 경제좌담회에서는 "중국은 주요국보다 인터넷 인프라는 낙후됐지만 요금은 더 비싸다"고 지적했다. 5월에는 국무원 상무회의를 통해 "인터넷 속도를 지금보다 40% 높이고 비용을 30% 낮추라"고 주문했다. 남는 데이터를 이월시키는 방안을 고려해 보라고도 제안했다. 리 총리는 "정부의 강제적인 조치가 아닌 기업이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시장의 흐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중국 통신3사는 "인터넷 요금이 너무 비싸다"는 리커창 총리의 호통에 사상 최대폭의 요금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사진은 중국에서 열린 모바일 인터넷 컨퍼런스의 모습. (사진=뉴시스/AP)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대 통신사는 정부의 지속적인 압박에 손을 들었다. 데이터 요금을 최대 35% 인하한 것. 이들은 "사상 최대폭의 요금 인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체감할 수도 없고 통신사의 행동에도 진실성이 없다"며 반발했다. 요금 인하가 대부분 정액요금제나 시간제 요금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 실질적인 혜택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텐센트와 시나닷컴이 네티즌 1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가 매달 인터넷 요금으로 50~200위안을 지출했다. 이들은 적정 요금 수준으로 50위안 미만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통신사들이 반강제적으로 요금을 낮췄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한다. 인터넷 인프라 개선같은 근본적인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요금 인하는 이윤 감소를 야기해 기업들이 소극적으로 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유기업이자 상장기업인 중국 통신사들이 실적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환경 개선으로 민간의 창업 역량을 고취시키려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통신사들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점진적인 통신시장 개방과 시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공공서비스 질 향상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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