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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클리어링'에서 공 투척..볼썽사나운 야구
욕설 이어 비신사적 행위 속출..'동업자 정신' 요구돼
2015-05-28 13:43:30 2015-05-28 13:43:30
◇2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NC의 경기. NC가 7-1로 앞선 7회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사진=NC 다이노스)
 
야구에서 으레 일어날 수 있는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그러나 상대 선수를 향해 공을 던지는 비신사적 행위까지 나왔다.
벤치클리어링은 두산과 NC가 맞붙은 27일 마산구장에서 발생했다. NC가 7-1로 앞선 7회 선발투수 해커(NC)는 오재원(두산)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1B2S에서 해커는 투구를 위해 와인드업 동작에 들어갔고 오재원은 타임을 요청했다.
구심이 이를 받아들였고 투구를 시작했던 해커는 멈추지 못한 채 포수 위쪽 뒤 백네트 쪽에 공을 던졌다. 심기가 불편한 해커의 모습이 방송화면에 전해졌다. 복선이었다.
오재원은 1루 땅볼로 아웃됐다. 해커는 1루수 테임즈의 토스를 받아 1루를 직접 밟았다. 이후 "Get in the box(타석에 들어가)"라고 오재원에게 소리쳤다. 두산 홍보팀 관계자에 따르면 “오재원은 (두산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커가 우리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진짜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해커와 오재원이 언쟁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양 팀 더그아웃이 텅 빈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두산 더그아웃쪽에서 누군가 마운드를 향해 공을 던졌다. 표적은 해커였다. 방송화면에는 해커가 날아온 공에 움찔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벤치클리어링에서는 보기 힘든, 나와서는 안 될 상황이 만들어졌다. '동업자 정신'을 찾기 어려운 대목이다.
벤치클리어링은 팀의 사기를 높이거나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활용되는 일종의 심리적 기제로 작용한다. 두 팀 간 적당한 몸싸움 정도에서 끝나는 게 일반적이다. 거친 몸싸움이 오고가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공이나 배트를 집어던지는 비신사적 행위는 금기시된다.
시간을 거꾸로 돌려 지난 23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KT의 경기에서도 볼썽사나운 장면은 있었다.
한화가 KT를 6-1로 누른 가운데 경기 종료 직후 KT 주장 신명철이 한화 더그아웃을 향해 욕을 내뱉었다.
6-1로 앞선 한화는 9회초 공격에서 강경학이 도루를 성공시켰다. 9회말 수비에서는 3명의 투수를 투입해 이닝을 끝냈다.
KT는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한화가 매너 없는 플레이를 한 것으로 봤다. 불문율이다. 큰 점수차에서 도루는 상대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반면 한화는 5점차는 큰 점수차가 아니라는 것이다. 팀 상황에 맞게 투수운용을 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입장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불문율이 문서화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팬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욕설을 내뱉은 신명철의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배려가 필요하다. 벤치클리어링과 불문율 논란은 옳고 그름을 떠나 야구를 이루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 상황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동업자 정신'은 전제돼야 한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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