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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엇갈린 조선 빅3..대우조선만 웃었다!
2014-08-18 14:01:45 2014-08-18 14:06:23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 상반기 국내 조선 3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수주 부진과 원화강세, 해양설비의 손실 증가 등 겹겹히 쌓인 악재는 3사 모두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정도의 차이에 따라 실적 감소폭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해양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충당금이 발생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적자로 돌아선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소폭 감소에 그치며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아울러 올해 임단협 등 노사관계 분야에서도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엇갈린 성적이 그대로 적용됐다.
 
18일 조선3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 매출액 26조3323억원, 영업손실 1조29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특히 2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매출액 6조5378억원, 영업손실 1002억원으로 매출액은 14.9%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양사 모두 해양 프로젝트의 대규모 충당금이 적자전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삼성중공업은 1분기, 현대중공업은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침체에 빠진 조선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매출액 8조236억원, 영업이익 1832억원으로,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9.2% 늘고, 영업이익은 5.6% 줄었다.
 
영업이익의 감소에서 알 수 있듯 대우조선해양 역시 전년 대비 수주가 부진하고 원화강세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과 달리 대규모 충당금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흑자기조가 이어졌다.
 
특히 2010년 8월 수주한 3억달러 규모의 파이프설치선에 대한 충당금을 분기별로 나눠 적립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아울러 상반기에 마진율이 높은 초대형컨테이너선과 LNG선이 인도되면서 수익성 하락을 일부나마 상쇄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올해 산업계의 주요 화두로 부상한 통상임금 등 임단협 분야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면서 부담을 덜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일 조선 3사 중 가장 먼저 임단협 타결에 성공했다. 5월13일 노사가 첫 상견례를 시작한 지 70여일 만에 합의안을 이끌어내면서 하계휴가 전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24년 연속 무분규 임금 협상 타결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다만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됐던 '통상임금' 문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현재 진행 중인 소송 결과를 바탕으로 추후 재논의 하기로 해, 불씨는 살아있다는 평가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대규모 충당금으로 인한 실적 악화와 더불어 임단협이 길어질 경우 하반기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19년간 무파업을 이어온 현대중공업은 하계휴가 전 협상에 실패하면서 하반기 파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년 만에 등장한 강성노조는 올해 임금 13만2000원 인상을 비롯해 통상임금 확대,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경영악화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해 왔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1조1000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손실을 내면서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현대중공업의 사내 유보금이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요구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다 같은 울산에 있는 현대차 노조의 강성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노사 양측의 주장이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리면서 20여 차례가 넘는 교섭도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임금에 대해 노사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재판부의 소송 결과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재판부의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조선업계 통상임금 이슈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노사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삼성중공업에는 노동조합 대신 노동자협의회가 있는데 협의회는 최근 조합원 5500여명을 대상으로 임금협상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협의회는 기본급 6.3% 인상을 포함해 상여금 인상, 직급수당 신설, 휴가비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협의회는 노사 협상에 진척이 없을 경우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사측과 협의회 측은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4차례 노사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상반기 국내 조선3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해양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충당금이 발생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적자로 돌아선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소폭 감소에 그치며 흑자기조를 이어갔다.(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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