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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후 전남에 첫 '보수당 깃발'..'호남의 반란'
이정현, 순천·곡성서 대승..새누리, 전국정당 면모 갖춰
지역주의 더 이상 표심 영향 못 줘..안일한 야당에 일침
2014-07-31 03:07:58 2014-07-31 12:42:19
[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민심은 냉정했다. 유권자들은 7·30 재보권 선거를 통해 더 이상 호남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줬다. '호남의 반란'이라는 평가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친박계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는 새누리당의 무덤이라 평가받는 전남에서 야당 후보를 1만표 이상으로 따돌리며 낙승했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관심 지역이 서울 동작을에서 전남 순천·곡성으로 쏠리는 순간이었다. 호남에 보수 정당의 깃발이 꽂힌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득표율 40%를 기대했던 새누리당 지도부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새누리당은 "이 후보의 승리는 새누리당의 승리 이전에 호남과 대한민국의 승리"라며 한껏 고무됐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남 순천·곡성 재보선 개표결과 이 후보는 6만815표(49.4%)를 얻어 4만9611표(40.3%)를 얻는데 그친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승리했다. 여야의 스코어가 뒤바뀌었어도 충격적인 결과다. 그만큼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이 후보의 당선은 예상을 뒤집는 것이었다.
 
이 후보는 사실상 홀로 고군분투했다. 당 지도부는 서울 동작을과 수원벨트 사수를 위해 수도권에 올인했고 여권 내부에서조차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낮게 봤다.
 
하지만 이 후보는 자신이 곡성 출신임을 강조하며 지역 일꾼론을 내세웠다.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들어 '예산 폭탄'을 약속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아울러 지역구 구석구석을 훝으며 유권자에게 다가갔다.
 
그 결과 이 후보는 88년 민주화 이후 새누리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전남에서 당선됐다. 평소 지역주의 타파를 가치를 지론으로 내세운 그의 도전이 비로소 결실을 맺은 셈이다.
 
◇7.30 재보궐 선거 결과가 11:4로 새누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나자 당 지도부가 환호하고 있다. 특히 이정현 후보는 새누리당의 불모지 전남에서 88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당선됐다. ⓒNews1
 
이 후보의 승리로 새누리당은 불모지 호남을 개척한 것과 더불어 진정한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새롭게 출범하는 김무성 대표 체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텃밭인 영남과 중원 충청에서도 야당에 압승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소속 배덕광 후보(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 박맹우 후보(울산 남구을), 정용기 후보(대전 대덕구), 이종배 후보(충북 충주), 김제식 후보(충남 서산시태안군)는 각각의 전장에서 야당 후보들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텃밭 영남을 사수하고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일격을 당했던 충청 민심을 되돌렸으며 호남에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 광산을(권은희 후보)와 전남 나주시화순군(신정훈 후보), 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이개호 후보)가 승리했지만 빛이 바랬다. 특히 순천·곡성의 패배로 지도부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에게 패한 서 후보는 지역에서 반감이 강했지만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이를 묵인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또 전국 15개 지역에서 단 4석만 가져가는 대패를 했기 때문에 상당한 내부 진통을 겪을 것을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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