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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성과 물거품, 확진자 세계 1위 '한국'…"방역 아닌 방치"
윤 대통령 취임100일째, 방역 수장은 85일째 공석
자가격리 등 이유로 '샤이 코로나' 사례도
"엔데믹 과정, 먹는 치료제 처방 등에 힘써야"
2022-08-18 04:00:00 2022-08-18 08:19:30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40대 A씨는 코로나19에 확진됐지만 목이 아프고 열이 나도 편히 쉬지 못하는 경험을 해야 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코로나19에 노출되며 온 가족이 코로나 진단을 받았지만 A씨의 회사에서는 휴가자가 많으니 재택근무하라는 말만 들어야했다. A씨는 “이번 코로나 변이는 호되게 앓았다. 뜬눈으로 4일째 되니 아이들 열이 떨어지더라. 내 몸도 아프고 아이도 걱정되는 와중에 재택근무를 하려니 왜 이렇게 살아야하나 눈물이 났다. 아파서 쉴 권리는 내겐 없었다”고 토로했다.
 
# 20대 직장인인 A씨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으로 쉬어야할 사정이 생겼지만 회사에서 연차를 종용했다. 무급휴가를 쓸 경우 월급 4분의 1이 빠지는 상황이었다. 중위소득 100%의 생활지원금 대상에서도 제외인 A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연차를 써야했다. 직장 동료 사이에서는 ‘코로나도 3월 대유행 때 걸렸어야 한다’며 위로했다.
 
최근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태평양 섬나라의 마셜 제도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정부의 자율방역 기조는 바뀌지 않는 모습이다. 
 
정치방역을 비판하며 ‘과학방역’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자율방역’, ‘표적방역’ 말 바꾸기가 결국 치료비, 생활지원금 등의 재정 역할을 하지 않기 위한 방치 방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이지만 믿고 의지할 정부는 보이지 않는데다, 각자도생 방역 시대라는 꼬리표는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았지만 방역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의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는 85일째 공석이다. 
 
방역 수장이 없는 사이 코로나19 확진자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8월 2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주 대비 25.2% 증가해 12만명 수준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는 450명으로 38.9% 늘었다. 일주일 사이 사망자는 330명이었다. 
 
최근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보면 8월 2주 기준으로 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인구 100만명당 1만6452명으로 세계 1위다. 2위는 1만4577명인 마셜제도다. 마셜 제도는 최근 닷새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700% 넘게 늘어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한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이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유행 시작 시기가 늦고 치명률 등에도 차이가 있어 특정 기간 발생률만을 가지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우리나라는 일일 80만명 이상의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가능하고 1만개소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해 검사 접근성이 높은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코로나19 감염을 숨기고 생활하는 '샤이 코로나'를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부터 생활지원금 대상은 중위소득 100%로, 유급휴가비 지원은 30인 미만 기업으로 줄이면서 코로나19 검사에 대한 유인이 줄었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자가격리의 답답함을 이유로 검사를 받지 않는 사례도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서울 소재 중소기업에 다니는 C씨는 "회사 사장이 자가검사키트를 했는데 양성이 나왔다. 하지만 자가격리가 싫어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고 며칠 쉬더니, 여행을 다녀오더라"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명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와도 직장에 출근해야 하고 학원을 가야하니까 검사를 하지않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는 정부 예상치보다 3배 정도 확진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엔데믹 과정에서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럴 때 일수록 고위험군 보호를 위한 먹는 치료제 처방 활성화 등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60세 이상에 대한 국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투약률은 18.7%에 불과하다.
 
이어 "함께 먹으면 안되는 약물 등이 많아 먹는 치료제 처방을 안 해본 의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대학병원들이 코로나19 외래 진료에 문을 열 수 있도록 행정명령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위험군이 평소에 많이 다니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와 처방이 용이하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대학병원 등에서 외래 진료가 가능하지만 코로나19 외래 진료로 이익을 얻기 힘든 구조에서 병원의 적극적 참여를 얻기 어렵다. 12일 기준 먹는 치료제를 처방하는 상급종합병원도 7개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경민 참여연대 사회경제2팀장은 "확진이 된 사람들에 대해 치료비, 생활지원금 등이 지원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다. 과학방역이 아니라 방치를 하는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인구 대비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통계를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의 실체 없는 유령 방역에 K-방역의 성과들이 물거품이 됐다"고 비판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18만명대로 늘어나며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의 방역 정책이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코로나19 검사하는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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