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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인터뷰) 그랜드라인의 준비된 ‘새 얼굴’ 유지희

“구름·제휘·데이먼스 이어와 작업 하고 싶어”

2020-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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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훈 기자] 형용할 수 없는 우울감에 시달리던 그가 찾아낸 희망은 음악이었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선물했던 기타를 다시 꺼내 들었고, 남들보다 더디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차근차근 노래를 만들어냈다. 심연에서 만들어낸 음악들이었지만 우울한 멜로디는 아니었다. 깊이 감은 있지만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 “우울과 사랑은 맞닿아있다는 생각은 유지희의 음악 곳곳에 묻어난다.
 
유지희는 2015428소녀의 방으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다. 당시 활동명은 미유(MIYU)였고 소녀의 두 번째 방’ ‘어느 맑은 날’ ‘웃어줄래’ ‘소녀의 집’ ‘등을 연달아 발매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활동명을 본명 유지희로 바꿨고 ‘Winter Dream’이라는 정규 앨범까지 완성해냈다. 마치 성장통을 겪고 있는 소녀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듯한 특유의 감성으로 나름의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기도 했다.
 
유지희는 지난해 스텔라장이 소속되어 있는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 후 싱어송라이터로서 2막을 열었다. 최근 발매했던 미니 앨범 1’에는 타이틀곡 파란밤(Blue Night)’을 비롯해 비행어른’ ‘별빛 같던 우리 낭만들도’ ‘, 그대(Guitar Ver)’ 등 총 네 트랙이 수록됐다. 어느덧 훌쩍 성장해버린 소녀는 더욱 짙어진 감성으로,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노래하고 또 노래한다. 든든한 소속사의 지원으로 이제는 대중에 더욱 친숙한 면모로 다가갈 전망이다.
 
 
유지희. 사진/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새 소속사와 계약을 맺고 활동을 시작했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 같은데.
이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있어요. 회사에 들어와서 첫 미니앨범 1’을 냈고, 라디오 출연, 인터뷰 등 처음 해보게 되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개인적으로는 집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뭔가 살던 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꾸미는 느낌이에요. 그냥 한시라도 가만히 있고 싶지 않아 하는 성격이에요.”
 
싱어송라이터의 꿈은 언제부터 꾸게 됐는가.
제가 중학생 시절, 아이유 선배가 통기타를 치면서 열풍 같은 게 불었어요. 그 때 아버지한테 기타를 사달라고 졸랐어요. 그런데 당시에는 한 달도 안 치고 그냥 방치됐어요. 그냥 살면서 사람이 큰 상처를 받게 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어린 나이에 그 상처를 안고만 지냈는데 이걸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어졌어요. 좋아하는 노래의 코드를 찾아서 흉내 내보듯이 쳤고, ‘나도 노래나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게 너무나 재미있었고, 기회가 생겨 발매하게 됐어요.”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 참고했던 뮤지션이 있는 가.
참고했다기보다는, 어릴 때 커피소년, 제이래빗 이런 분들을 좋아해서 자주 들었어요. 요즘 들어서 느끼는 건 이 분들은 정말 천재였구나라는 거에요(웃음). 뭔가 엄청난 결심보다는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고 꾸준히 활동 했어요. 스무 살 즈음부터는 꾸준히 버스킹을 했던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정말 많은 노래를 발매했다. 어떤 원동력이 있었나.
팬들에게 연락이 많이 와요. ‘노래가 위로가 됐다’ ‘이런 노래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요.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제 이야기를 담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누군가 그걸 들어주고 공감해주니 저 스스로도 위로가 됐어요. 그리고 그게 원동력이 됐고요. 제가 만든 노래를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 참 행복한 일이에요.”
 
새 앨범 1’이 나왔다. 앨범 명이 특이한데 어떤 의미가 있나.
뭔가 꿈을 꾸듯이 살고 싶었어요. 저는 대학을 나온 게 아니라, 또래 친구들보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찾게 됐어요. 그러다 친구들의 생활에 대한 부러움 같은 게 생겼고 그 마음이 꿈을 꾸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여기서 은 현실도피의 의미도 있고, 희망을 이룬다는 의미도 있어요. 앞으로는 2’ ‘3’ 이런 시리즈로 꾸준히 앨범을 내보고 싶어요.”
 
타이틀곡 파란밤은 몽환적인, 참 묘한 분위기의 노래다.
쉽게 말하면 사랑에 빠진 저에 대해 표현해봤어요. 연인과 함께 맞은 밤의 분위기가 파랗다고 느꼈던 적이 있어요. 사랑의 설렘, 그 때의 감성을 노래로 담아봤어요. 사랑에 빠진 분들이라면 공감해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유지희. 사진/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앨범은 언제부터 작업 했나.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도 궁금하다.
작년 끄트머리쯤? 6월부터 12월까지 썼던 노래들이에요. ‘파란밤비행어른은 하루 차이로 썼던 걸로 기억해요. 뭔가 테마를 잡았다기보다는 비슷한 시기니까 전체적인 톤이 비슷했고, 한 앨범으로 묶어도 어색하지 않았어요. 당시에는 지금처럼 저를 객관적으로 보진 않았어요. 늘 제 안에 있었던 우울함 안에서 재미를 찾았고, 감정에 대한 탈출의 느낌이었어요. ‘비행어른이라는 노래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가장 마음에 들었다는 비행어른에 대해 소개해주자면?
“‘버려져야 하는 게 있을까요 궁금하네요’ ‘그런 게 있다면 내 차례를 기다려볼게요하는 내용. 그냥 제 우울함에 대해 풀었어요. 비행청소년이 있듯, 비행어른이라는 테마에 대해 써봤어요. 저는 남들과는 다른 우울함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요. 그로 인해 생각이 안 좋은 방향으로 튀기도 하고요. 마치 비행청소년처럼요. 그런 제 마음이 잘 담겨있어요. 얼마 전에 비행어른2’를 썼어요. 희망사항 중에 하나가 비행어른이라는 제목으로 곡을 다섯 개 발매하고 싶어요. 저와 딱 맞는 표현이라고 느껴요.”
 
별빛 같던 우리 낭만들도는 어떤 노랜가
어렸을 때의 저는 사랑에 대해 많이 어린 편이었어요. 처음에는 헤어지고 나면 울기만 하고, 떼 쓰고 그랬다면 어느 순간부터 무덤덤해졌어요. ‘이런 이유로 간다는 사람인데 이해 해줘야지하면서요.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된 어른의, 담담하게 할 수 있는 이별을 그린 노래에요.”
 
유지희가 이루고 싶은 희망, 꿈은 무엇인가.
우선 제 꿈은 매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사는 것이에요. 희망을 이룬다기보다는 현실도피의 의미가 더 큰 것 같아요. 저는 좀 우울한 편에 속하는 사람이에요. 우울함은 삶에 있어 도움이 될 때도 있고, 독이 될 때도 있어요. 어차피 평생 우울할 거면 그걸 잘 조절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 우울함으로 좋은 음악도 좀 만들고요(웃음).”
 
우울함이 유지희가 음악을 만드는 원동력 같다. 그런데 우울한 노래보다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노래들이 많다.
예전에는 사랑 노래가 많았어요. 우울로 인해서 만들어지는 사랑의 감정이요. 이제는 숨기기 급급했던 그 우울함을 꺼내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걸 꺼내서 노래를 만들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들어줄까 궁금해요. 물론 사랑얘기도 할 거에요. 우울과 사랑은 맞닿아 있으니까요.”
 
작업 방식이 궁금하다. 내면의 이야기를 주로 하는 뮤지션이니 깊은 사색에 빠져서 작업할 것 같다.
누군가 앞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기도 하고, 혼자 술 마시고 작업하기도 해요. 그 과정이 스스로 위로가 돼요. 예전에는 집에서 가볍게 맥주 한잔, 요즘은 위스키 한 잔 정도(웃음)? 컴퓨터 작업이 좀 서툴러서 기타를 치면서 하는 편이에요. 그냥 기타를 치다가 느낌이 오면 메모장을 켜요. 일기를 쓰듯이 글 한 편을 완성하고 나면 그걸 정리해요. 곡을 쓰는 게 일이라기보다는 기분해소, 탈출구 느낌이에요.”
 
 
유지희. 사진/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와 계약 후 첫 앨범이다. 작업하는 데 있어서 달라진 부분이 있는 가.
작년 초에 계약했고 그 이후부터 썼던 노래들을 다 회사에 공유했어요. 회사를 들어간 이유 중에 가장 큰 게 앨범의 방향성을 저 혼자 결정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였어요. 당시 저는 스물셋이었고, 가사, 멜로디, 앨범 자켓까지 모든 부분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함께 결정해줄 누군가가 필요했고 저보다 더 좋은 귀를 가진(웃음) 분들이 필요했어요. 제 음악을 객관적으로 봐줄 사람이요. 회사와 꾸준히 이야기를 했고 겹치는 부분들에 중점을 둬서 앨범을 내게 됐어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으니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도 생겼을 것 같다.
잠시만요. 너무 많아요. 1분 정도만 생각할 시간을 주시면 안 될까요? (1분 후) 윤지영 님, 권나무 님, 적재 님, 데이먼스 이어 님, ‘밤편지를 쓴 김재휘 님, 구름 님. 당장 생각나는 분들만 이 정도에요(웃음). 이분들 음악 정말 좋아해요. 꼭 함께 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꾸준히 유지희를 사랑해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하자면.
우선적으로 솔직한 음악을 더 하고 싶어요. 저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는 노래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커요.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음악의 퀄리티가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이제 회사에 들어왔느니 좋은 퀄리티로 더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양한 활동과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로 자주 찾아 뵐게요.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유지훈 기자 free_fro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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