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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다비가 연출한 독특한 로맨스...'CINEMA' (인터뷰②)

“커피 마시며 편히 들을 수 있는 영화 되길”

2020-03-13 13:54

조회수 :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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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훈 기자] 가요계가 음반 중심에서 음원 중심으로 변모했고, 뮤지션들은 큰 볼륨의 앨범 대신 싱글을 꾸준히 발매하고 있다. 모든 노래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대중과 제작비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뮤지션 모두를 만족시키는 셈이다. 그러나 많은 트랙이 수록된 앨범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자켓을 뒤적이고 가사를 하나하나씩 곱씹는 팬들에게 앨범은 뮤지션이 만든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특별한 감상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발매된 싱어송라이터 다비의 EP앨범 제목은 ‘Cinema(씨네마)’. 첫 트랙 ‘CINEMA’는 영사기 소리와 함께 영화 오프닝과 같은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는다. 이어 세상 모든게 다 너야는 사랑에 빠지는 강렬한 순간, ‘시행착오(Feat. 베이빌론, 민아)’는 연인과의 다툼, ‘날개는 사랑을 버리고 떠난 이에 대한 원망, ‘테디베어(Feat. 권진아)’제발 떠나지 말아달라는 애원, 마지막 트랙 ‘Ending’은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가 곁들여진 엔딩 크레딧이다.
 
EP 속 다비는 다비는 작가이자 연출가이며 재즈 풍 사운드를 능수능란하게 조합해내는 음악 감독이다. 여기에 주연 배우로서도 활약하며 감각적인 음색의 베이빌론, 배우로서 활약하며 표현의 폭이 넓어진 걸스데이 출신 보컬리스트 민아, 뮤지션들의 뮤지션 권진아가 조연으로서 열연을 펼친다. 눈으로 보는 영화가 아닌 듣는 영화. 커피 한잔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다비의 따뜻한 선율은 관심이 갈수밖에 없다.
 
CINEMA 트랙리스트. 사진/올웨이즈
 
‘CINEMA’의 첫 트랙을 연주곡으로 선택했다.
앨범 전체적인 테마가 ‘CINEMA’고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을 때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첫 트랙에 영사기 소리를 넣었어요. 그게 끝나자마자 두 번째 트랙세상 모든게 다 너야로 넘어가는데, 그 전환을 자연스럽게 해보고 싶었어요. 1번 트랙과 2번 트랙의 연결을 위해서요. 2번 트랙부터 제 목소리와 가사가 나오는데, 거기에 좀 더 집중하시지 않을까 해요. 앞으로도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연주곡을 넣을 생각이에요.”
 
세상 모든게 다 너야는 사랑의 시작, ‘시행착오는 이별을 표현한 것 같다.
맞아요. 단순하게 말씀 드리면 사랑과 이별에 대한 노래에요. 두 번째 트랙은 처음 사랑에 빠지게 됐을 때 느낀 감정을 담았어요. 제목 그대로, ‘사랑에 빠지면 세상 모든 게 너와 얽혀서 보이고, 들리고, 느껴진다는 내용이에요. EP니까 앨범 전체적으로 전개가 빨라요. 그래서 3번 트랙 시행착오에서 바로 이별을 맞이하게 돼요. 모든 사람들이 이별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 자신을 완성하게 되잖아요. 내 스스로의 가치관도 형성되고요. 두 번째 트랙은 내가 만난 이 사랑이 영원하고 특별할거라는 생각에 빠진 상황, ‘시행착오는 그 사랑 역시 특별할 것 없는 그저 또 다른 시행착오라는 걸 깨닫게 되는 상황이라고 보면 돼요.”
 
이별 후의 이야기 날개(Angle)’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나.
이 노래가 타이틀곡인데 상대방을 떠나 보내고 나는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모든 걸 네게 쏟았는데 너는 너무 잘 지낸다하는 느낌이에요. 이별한 연인이 여전히 아름다워 보이고 행복해 보일 때 오는 상실감이 있잖아요. 피해의식이기도 하고요. ‘난 너에게 날개를 달아줬더니 그 날개를 달고 잘만 날아가는구나라고 씁쓸해하는데, 그 날아가는 모습조차도 예쁜 거죠. 사랑했을 때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그녀로 인해 받았던 상처가 아물면서 그 날개는 내가 달아준 게 아니라 원래 네 것이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는 마음을 표현했어요.” 
 
다비. 사진/올웨이즈
 
다섯 번째 트랙은 혼자 남은 나를 테디베어로서 표현한 것인가.
“‘테디베어는 재회에요. 이미 여자의 마음은 식어있고, 남자는 자신을 어렸을 때 애착인형처럼 들고 다니던 테디베어에 빗댄 거에요. 낡고, 관심 없어진 인형이지만 가끔씩 찾아와서 껴안고 자도 되니 완전히 나를 떠나지 말라는 마음이요.”
 
여섯 트랙을 연달아 들으면 이미지가 선명한 단편 영화 느낌을 준다. 애초에 스토리텔링을 생각하고 작업했나.
그건 아니에요. 따로 작업했던 노래들을 한데 묶었어요. 하지만 이 노래들이 한 앨범에 모였을 때 시너지를 발휘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 앨범에 모으게 됐고요. 제 경험담이 많이 담기긴 했지만, 그래도 극적인 요소를 많이 추가했어요.”
 
이번 노래들에 있어 다비의 경험담이 얼마나 들어갔나.
거의 80% 정도(웃음)? 모든 노래가 제 경험에서 나오진 않아요. 영화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 지인들 이야기 속에서 얻기도 해요. 프로듀서로 음악을 만들 때보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제 앨범을 만들 때 경험담을 더 많이 담긴 해요.”
 
피쳐링진도 화려하다. 선공개곡 테디베어는 권진아 피쳐링, 헤이즈 작사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처음 노래를 만들 때부터 권진아씨가 노래를 해주면 좋겠다 했어요. ‘테디베어가 완성 되고 나서 여자파트 가이드보컬과 작사를 헤이즈 누나가 했어요. 누나와 저 둘 다 권진아 씨가 잘 어울릴 거라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권진아씨에게 SNS로 메시지를 보냈고 흔쾌히 허락해주셨어요. 너무 기뻐서 헤이즈 누나한테 바로 자랑했고요.”
 
베이빌론, 방민아와 함께한 작업은 어땠나.
베이빌론 형은 제가 예전부터 좋아하는 아티스트였어요. 목소리가 정말 좋고, 춤과 노래가 다 되는 분이에요. 저 역시 알앤비 장르를 하는 보컬이니까 베이빌론 같은 선배를 봤을 때,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고 느끼는 건 정말 자연스러운 일이었어요. 방민아 씨는 예전부터 그 목소리를 정말 좋아했어요. 목소리에 담긴 감성이 시행착오에 잘 어울릴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또 부탁을 했는데, 흔쾌히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비. 사진/올웨이즈
 
프로듀서로서의 다비는 성공했지만 싱어송라이터 다비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
아직 작품을 제 작품을 많이 내놓지 않았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게 당연하다고 봐요. 앞으로는 제 앨범 많이 낼 거고, 충분히 시간이 지나면 저를 다 알게 되시지 않을까 싶어요. 음악에 대한 자신감은 항상 있어요. 물론 성적에 대한 욕심도 있어요. 지금까지 프로듀서 다비에 대해 알고 계셨다면 앞으로는 아티스트로서의 모습도 알아봐주셨으면 해요. 앞으로 보여드릴 게 많아요.”
 
싱어송라이터 다비는 어떤 뮤지션이라 말하고 싶은가.
저 역시 저만의 화법과 어법이 있어요. 이번 앨범에서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제 이야기를 할 때와 다른 곳에서 영감을 받아서 음악을 만들 때는 확실히 다른 거 같아요. 제 이야기는 더 직접적이에요. 그러면서 그 이야기를 시처럼 풀고 싶어해요. ‘CINEMA’는 싱어송라이터 다비로서 제대로 된 시작이라는 느낌이에요. 이제는 제 삶과 제 이야기에 대해 집중해보려고 해요.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지 스스로 기대되는 부분들도 있어요.”
 
앞으로는 어떤 뮤지션과 작업해보고 싶나.
국내에서는 폴킴 씨랑, 이하이 씨, 한국을 벗어나면 제이미 컬럼과 꼭 함께 하고 싶습니다. 폴킴형의 가사들을 좋아해요. 폴킴 형의 너를 만나를 처음 들었을 때는 이별노래인줄 알았어요. 형이 한 콘텐츠 중에 커플들 앉혀놓고 축가를 불러주는 게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울었어요. 알고 보니 사랑노래였던 거죠. ‘너를 만나서 행복하고, 아직 부족하지만, 너로 인해 나는 완성되어간다그 메시지가 제게는 큰 힐링이 됐어요. 형의 노래에 담긴 메시지들에 많은 공감을 받아요. 이하이 씨는 케이팝스타나왔을 때부터 팬이었어요. 카리스마와 그루브, 자신감까지 모든 게 저를 매료시켰어요. 작업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있어요.”
 
‘CINEMA’는 전체적으로 사랑이 테마다. 사랑이 주제가 아닌 노래에도 자신이 있나.
이번 앨범 전에 나만이래라는 노래를 냈었어요.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는데 나만 이래하고 반문하는 내용이에요. 겨울이 지나고 눈이 녹았는데 나는 여전히 생각이 많고, 힘들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스스로 어떤 주제로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제약은 없어요. 삶에 대해서도 언제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풀어낼 생각이에요.”
 
레이블 설립 후 앨범도 나왔으니 앞으로의 계획은?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도 많이 할거고요. 빠르면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초에 정규 앨범을 지금 생각을 하고 있어요. 프로듀서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할거고, 해외 쪽 진출도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정말 다방면으로 많이 보여드릴 예정이니까. 많은 관심과 사랑 주시면 꼭 보답을 하겠습니다.”

유지훈 기자 free_fro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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