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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씨엔씨, 사모펀드 아래서도 '서영필파워'

서 전회장, 이사회 멤버로…측근 이광열 전 부사장, 대표직 수행

2017-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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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에이블씨엔씨의 경영권이 사모펀드로 넘어간 가운데 창업주인 서영필 전 회장이 여전히 사내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서 전 회장의 경영방침 등을 이어가는 것이 회사운영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대표이사 체제를 대표집행임원제도로 변경하면서 이광열 전 부사장을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했다.
 
이 신임 대표집행임원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로 통하는 이른바 '서영필 라인'의 대표적인 인물로 에이블씨엔씨의 창립 멤버기도 하다. 회사 대표직을 총괄하는 자리인 대표집행임원 자리에 서 전 회장의 측근이 선임된 것으로 직원들이 흔들림 없이 경영에 매진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서 전 회장은 경영 최전선에선 한발짝 물러났지만 이사회 멤버로 에이블씨엔씨의 주요 의사결정에 계속해서 참여하게 된다. 지난 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에이블씨엔씨는 5인의 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송인준 IMM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영호 IMM 수석부사장, 이해준 IMM 부사장, 김정균 IMM 상무 등 사모펀드측 인물로 채워진 이사회에서 서 전 회장도 2년 임기의 기타비상무이사로 포함됐다.
 
집행임원제도 아래서는 경영업무와 관련된 내용은 집행임원이, 의사결정이나 감독기능은 이사회가 수행하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서영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3.78%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 자리를 마련해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 회장이 이사회 내 유일한 화장품업계 전문가이자 에이블씨엔씨 창업주라는 점에서는 지분에 대한 단순한 의결권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서 전 회장이 회사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가지는 영향력도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에이블씨엔씨를 이끌어 온 서영필 전 회장과 이광열 신임 대표집행임원이 이사회와 집행임원을 각각 맡아 회사에 계속 관여하게 됨에 따라 내부 직원들도 회사에 큰 변화 없이 업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 전 회장의 후방지원과 IMM의 적극적인 투자로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대표되는 에이블씨엔씨가 재도약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에 이어 국내 3위의 화장품 업체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4300억원 수준으로 6조원이 넘는 1,2위 업체에 비해 크게 뒤쳐진다. 최근 몇년간 매출액이 정체되는 고전을 겪고 있다. 서 회장이 지난 4월 17년간 이끌어온 에이블씨엔씨의 지분을 돌연 매각하기로 결정한 데에도 이같은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IMM은 서 회장으로부터 지분 25.53%를 넘겨받은데 이어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53.48%까지 높였다. 공개매수 목표 지분율 60.21%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비중으로 2차 공개매수 여부는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창업주. 사진/에이블씨엔씨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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