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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사업다각화' 나선 외국계 담배사…KT&G '정조준'

필립모리스·BAT '전자담배' 공세…KT&G '아성' 도전장

2017-06-0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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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전자담배'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 1위 KT&G(033780)를 향한 '일대반격'에 나섰다. 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가 잇따라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보이는 우회전략 카드를 나란히 꺼내 든 것.
 
업계 안팎에선 KT&G가 탄탄한 현금을 기반으로 사업다각화와 신성장동력 투자에 힘을 싣고 있는 반면 사업포트폴리오가 단순한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전자담배' 시장을 사실상 유일한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선점에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일반담배 시장에선 KT&G의 점유율 추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되자 시장 성숙기로 접어들기 전인 '전자담배'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상륙한 전자담배들이 모두 일본에서 7~10%에 육박하는 돌풍을 일으킨 바 있어 KT&G가 50% 이상을 잠식한 시장구도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을지도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최근 사천공장 제 2, 3공장 증축을 완공했다. 이에 따라 3공장 내에서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전자담배 '글로'의 전용 제품 '네오스틱'의 본격 생산이 가능해졌다.
 
'글로'는 기기를 통해 가열돼 증기를 생성하며 일반담배와 유사한 맛을 내면서도 잠재적으로 유해성을 줄이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 센다이 지역에 최초로 출시됐으며 출시 6개월만에 지역내 담배시장 7%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오는 7월에는 도쿄, 오사카, 미야기 지역 등으로 확대하고 올해 안으로 일본 전국으로 판매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오는 8월께 '글로'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네오스틱은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생산기지의 역할까지 담당해 수출 전지기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전자담배 시장에 불을 지핀 건 필립모리스다. 필립모리스는 지난 5일 새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하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지난달 27일부터 '아이코스' 전용 스토어에서 사전예약을 실시했고, 일본에서 대기표를 받아 구매할만큼 큰 인기를 누리면서 출시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아이코스는 액상형인 기존의 전자담배와는 다르게 전용 궐련인 히츠를 통해 궐련을 찌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의 담배처럼 흡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아이코스를 통해 발생하는 증기에는 일반 담배 연기에 비해 유해한 물질이 평균 90% 적게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 담배시장에서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이다. 시장 초기 한때 10% 수준까지 도달한 적도 있지만 금새 위축됐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 없던 궐련형 전자담배의 등장으로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 수요의 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전자담배 출시 공세가 이어지자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T&G도 긴장한 모습이다. 전자담배 시장 확대가 일반담배 시장을 장악한 KT&G에겐 달가울리 없기 때문이다.
 
이에 KT&G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숨죽이고 있다. KT&G는 현재 '아이코스' 등에 대응할 만한 전자담배 개발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품 컨셉 등 구체적인 윤곽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KT&G 관계자는 "전자담배 출시를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준비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제품 스펙과 출시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KT&G의 경우 투자여력이 충분한만큼 향후 전자담배 시장 추이를 충분히 살펴본 뒤 제품 개발에 본격 착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담배 시장이 확대될 경우 KT&G도 시장에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전자담배 시장을 확대해 놓으면 오히려 KT&G가 향후 시장에 진입하기 좀더 수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왼쪽)와 BAT코리아의 글로.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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