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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아이코스' 후폭풍에 술렁이는 편의점업계

독점판매 CU 성장세 '촉각'…KT&G·BAT도 경쟁편의점과 '밀월' 예상

2017-05-2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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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편의점 업계가 담배계의 '아이폰'이라 불리는 '아이코스'의 등장에 술렁이고 있다. 필립모리스가 BGF리테일(027410)과 손을 잡고 '아이코스'에 대한 독점판매권을 부여하면서 치열한 경쟁구도에 놓인 편의점 시장의 판도 변화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는 다음달 5일부터 CU편의점 2000여개 매장에서 '아이코스' 판매를 시작하고 차례로 전국 점포로 확대한다.
 
업계에서는 국내 총 아이코스 매출에서 편의점 비중이 97%, 전용스토어 비중이 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담배 판매 비중이 절대적인 편의점 시장에서 아이코스가 빠르게 기존 담배를 대체할 경우 1위 CU의 독주체제에 결정적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담배는 편의점의 매출에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매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어 새로운 상품군의 등장은 편의점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편의점의 담배매출 비중은 지난해 1월 46.6%에서 올해 1월에는 42.6%까지 하락했다.
 
아이코스는 궐련형 전자담배로 분류된다. 담배잎을 원료로 만든 연초 고형물을 전기로 가열하는 방식의 전자담배다. 기기의 출시가격은 12만원이다. 담배제품인 '히츠스틱'은 20개 들이 한갑당 4300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편의점 시장이 '아이코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먼저 출시한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아이코스는 2015년 4분기 출시 당시 일본 담배시장 점유율이 1.1%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2.4%에서 4분기 4.9%까지 확대한 뒤 올해 1분기는 7.1%를 기록했다.
 
특히 도쿄에선 올해 1분기 점유율이 전국 평균을 4.5%p 웃돈 11.6%나 기록했다. 이 때문에 아이코스가 국내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면 CU편의점 매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정부가 금연을 유도하고자 담뱃갑에 흡연 폐해를 경고하는 그림을 넣으면서 발생한 부정적인 소비심리 역시 새로운 전자담배가 흡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반담배와 가장 맛이 비슷하면서도 연기나 재가 없고, 유해 물질도 적어 기존 흡연자 중 일부가 아이코스로 갈아 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아이코스'와 '편의점CU'를 향한 장밋빛 전망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있다. 우선 CU의 경우 새로운 담배 시장에서 국내 독점적 지위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의 경우 자국 내 편의점 1위 세븐일레븐의 시장 점유율은 39%로 2위 업체인 로손(22%)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국내에선 CU와 2위인 GS25의 점유율 차이가 근소한 탓이다.
 
여기에 필리모리스의 경쟁관계에 있는 KT&G(033780)와 BAT코리아도 아이코스에 맞설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를 준비중인 만큼 CU의 경쟁 편의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다국적 담배회사 BAT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GLO)'도 오는 8월께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KT&G 역시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코스 경쟁 제품들이 국내 출시되면 궐련형 담배 비중이 높아질수 있지만, 동시에 궐련형 당배시장에서 CU의 점유율이 감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안팎에선 전자담배를 중심으로 담배와 편의점업계의 전략적 '밀월' 구도가 새롭게 형성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코스가 아직 국내에서 어떤 호응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고 다른 경쟁 담배업체들이 유사제품을 출시할 가능성 커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라며 "편의점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의 등장은 전체 시장 성장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코스 제품 이미지. 사진/필립모리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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