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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아이코스 바람' 미풍일까? 태풍일까?

5일 정식판매 돌입…담배업계 '촉각'

2017-06-0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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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이라 불리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5일부터 정식 출시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필립모리스의 전략 제품인 '아이코스'는 일단 순조로운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제품인데다 최근 국내에서 진행된 사전예약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얻는 등 출시 초반의 강세는 어느정도 예견되고 있다. 관건은 과연 '아이코스'가 전자담배의 태생적 한계를 딛고 출시 초반 흥행몰이를 계속 이어가 국내 담배시장에 안착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027410)의 편의점 CU, 아마트의 일렉트로마트는 5일부터 '아이코스' 정식 판매에 돌입한다.
 
CU는 지난달 23일부터 31일까지 점포에서 예약 구매 신청을 받았으며 예약 물량과 함께 여유의 한정 물량이 5일 정오부터 서울 지역 2000여 점포에서 판매한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광화문과 가로수길에 위치한 전용 스토어 '아이코스 스토어'에서 이미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예약구매 대기순으로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아이코스는 니코틴과 향을 액체에 섞어 가열하는 기존의 액상형 전자담배와 달리, 찐 담뱃잎으로 만든 고체형 스틱 '히츠(HEETS)'를 충전식 전자장치에 꽂아 쓰는 궐련형 신종 전자담배다.
 
특히 담뱃잎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담배 연기나 재가 없고, 공기 오염의 위험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아이코스에서 발생하는 증기에는 일반 담배 연기보다 해로운 물질이 평균 90% 적게 포함돼 있다는 게 필립모리스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아이코스는 일반 담배보다 훨씬 덜 해로우면서도 맛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흡연자들이나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현재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를 비롯한 25개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아이코스의 소비자 가격은 12만 원대다. 아이코스 전용 담배 스틱인 '히츠'는 20개들이 한 갑당 4300원이며 실버(부드러운 맛), 엠버(풍부한 맛), 그린(멘솔 부드러운 맛)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아이코스의 흥행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는 편의점과 담배업계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후폭풍 때문이다. 우선 BGF리테일의 경우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아이코스 판매채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이코스 판매는 BGF리테일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자담배 기기와 기기에 꼽는 담배형 스틱(히츠스틱) 판매마진은 각각 6%, 9%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국내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의 시장점유율을 2%로 가정할 경우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BGF리테일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 7%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코스가 일본 담배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갔다는 점은 KT&G(033780)를 긴장시키고 있다. 아이코스는 일본 세븐일레븐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지난 2015년 4분기 출시 당시에는 일본 담배시장 내 점유율이 1.1%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4.9%까지 오르더니 올해 1분기에는 9.6%까지 치솟아 10%에 육박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졌고, 일본 필립모리스 측은 공급을 출시 초기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담배시장 1위인 KT&G가 아이코스의 국내 흥행여부에 숨죽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 듯 KT&G는 최근 '아이코스'와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 개발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 하반기 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아이코스를 향한 장밋빛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액상 전자담배 판매가 불가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이코스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시장 환경이었다"라며 "국내에선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니만큼 정식 출시 이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흡연 문화를 볼 때 아이코스가 반짝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고 다른 담배회사들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를 준비 중인만큼 시장환경이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코스가 5일 정식 판매에 돌입한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서울 광화문 '아이소스 스토어' 앞에 사전예약을 희망하는 고객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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