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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수입 도자기 비중 높이는 '한국도자기'

시장경쟁심화·트렌드 놓쳐…유럽 제품 수입 비중 증가

2017-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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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한국도자기가 유럽 명품 식기 브랜드 등 도자기 수입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전체 매출액 가운데 2%대에 불과하던 수입판매 비중이 지난해에는 14%대까지 치솟은 것이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도자기의 자체생산 매출액을 나타내는 제품 매출액은 지난 2012년 444억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57억원으로 42% 넘게 쪼그라들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자체생산 매출액과는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수입판매 매출액은 큰 폭으로 증가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폭증했다. 이 회사가 국내에 수입·판매한 매출액을 보여주는 상품 매출액은, 지난 2012년 1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465억원)의 2.58%에 불과한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수입판매 매출액은 지난 2015년 47억원으로 2012년보다 4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도 43억원을 기록하며 14.01%까지 비중도 증가했다. 현재 한국도자기는 영국 유명 도자기 브랜드인 '스틸라이트'를 비롯해 유럽 명품 식기 회사 4곳과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이들 해외 브랜드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실적부진의 원인으로는 수입 브랜드들의 잇따른 국내 진출과 국내외 식기업체들의 저가공세가 꼽힌다. 로얄코펜하겐, 덴비, 포트메리온 등 해외 유명 도자기 업체들은 국내 매출이 늘자 한국법인을 세우고 국내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냄비, 프라이팬 등을 주력으로 삼던 국내 주방용품업체들도 '본차이나' 식기를 출시하며 관련 시장에 하나둘 뛰어들고 있다. 또한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들어오는 식기는 이미 저가 시장을 잠식했다.
 
식기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한몫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이 다양해짐에 따라 식기를 통해 개성을 드러내려는 경향도 생겨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식기를 고를 때 품질, 가격 등을 먼저 고려했다면 요즘에는 브랜드, 디자인 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라며 "특히 식기를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생각해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한국도자기는 시장의 격화된 경쟁에서 밀려나며,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못한 채 극심한 실적 부진에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수입판매 비중을 늘려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0년대 전 세계 도자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국내를 대표하는 토종 도자기 회사인 한국도자기가 수입판매에 목매는 꼴로 전락한 것이다.
 
한국도자기 관계자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더욱 다양화·다변화 되고 있다"면서 "해외 브랜드 수입 판매로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고 인프라 강화를 통해 해외 수출도 늘려 매출 부진에서 벗어나겠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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