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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모아 문재인 독주 막자!"…안-이 지지자들 '화기애애'

정견연설 때 상대후보 응원…안희정-이재명, 포옹으로 화답

2017-03-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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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뽑는 두번째 순회경선인 29일 충청대회에서는 '문재인 과반'을 막기 위해 안희정 충남시자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손을 맞잡는 미묘한 모습이 연출됐다. '문재인 과반 저지'를 거듭 강조했던 이재명 시장은 안희정 지사 응원석으로 가서 안 지사와 포옹하며 "안희정 파이팅"을 외치는 적극성을 보였다. 
 
이날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충청대회는 이틀 전 호남경선처럼 기호 1번부터 4번까지의 후보와 캠프, 지지자들 간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특히 1등 독주를 막자는 공감대가 만들어진 듯, 안희정-이재명 등 2위권 후보지지자들이 문 전 대표 쪽을 고립시키는 '돌발적 연대'를 보여줬다. 
 
이런 모습은 후보들의 정견연설 시간에 극명했다. 대회 시작 전에는 각자 지지하는 후보만 응원하던 지지자들이 정견연설을 시작하자 마치 편을 가른 듯한 모습으로 움직였다. 문재인 전 대표가 연설할 때 침묵하던 이 시장 응원석은 안 지사가 연설을 할 때는 '안희정'을 연호하며 안 지사 응원석에 맞장구를 쳐줬다.
 
이 시장이 연설을 시작하자 마찬가지로 문 전 대표 연설 때 침묵했던 안 지사 응원석에서는 '이재명' 이름이 터져 나왔다. 심지어 안 지사 지지자들은 이 시장 응원석으로 넘어와 "안 지사를 응원해줘 고맙다. 이 시장을 응원할 테니 응원 도구를 달라"면서 오렌지색 풍선과 손수건, 응원 판넬을 얻어가는 훈훈한 풍경도 보였다.
 
더구나 이날 정견연설은 하필이면 최성 고양시장, 문 전 대표, 안 지사, 이 시장 순서로 이어졌기 때문에 정견연설 순서 후반부로 가면서는 안 지사 지지자들과 이 시장 응원석이 마치 문 전 대표 응원석을 고립시키는 모습이었다.
 
1위의 독주를 막기 위한 '돌발 연대'의 하이라이트는 정견연설이 끝나고 대의원투표가 시작된 후 이재명 시장이 각 응원석을 돌 때 연출됐다. 이재명-문재인-안희정 응원석 순서로 인사를 하던 이 시장은 안희정 지사 응원석에서 안 지사를 만나자 잠깐 인사를 나누더니 곧바로 포옹하고 손을 맞잡아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했다. 이 시장은 "안희정 파이팅"이라고 외쳐 안 지사 측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자칫 안 지사 응원단이 노란색으로 옷을 맞춰 입지 않았다면 이 시장 지지자들로 착각할 정도였다.
 
이날 연설에서 각 주자들은 순회경선의 공략 포인트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가장 먼저 연단에 선 최성 고양시장은 경쟁자인 안희정 지사의 안방에서 그의 대연정 구상에 직격탄을 날렸다. 최 시장은 "김대중·노무현을 빨갱이라고 비난하고 적폐청산에도 동의하지 않는 세력과 연립해 정권교체를 한다면, 그것은 이명박·박근혜의 계승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경선에 이어 이날도 지역발전 정책을 제시하며 선거인단 맞춤형 연설을 했다. 그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행정수도의 꿈을 이어가고, 충청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우뚝 세우는 꿈을 저 문재인이 반드시 해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정 지사는 양극단으로 치닫는 정치구도를 혁파할 '뉴클릭'을 재차 강조했다. 안 지사는 "저는 민주당의 외연을 가장 넓혔고, 민주주의의 새 지평 열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2017년 가장 확실한 정권교체의 승리카드는 저 안희정"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연사인 이재명 시장은 불우한 유년시절을 언급하며 공정사회 건설의 적임자임을 밝혔다. 그는 "호남은 정치적 유산과 세력도 없는 제게 20%라는 지지를 주셨다. 우리의 삶을 바꾸는 진짜교체를 하라는 여러분의 명령에 경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29일 대전광역시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충청 순회경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손을 잡고 지지자들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전=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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