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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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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은 누구의 편인가

2024-04-25 16:53

조회수 :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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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어도어 내홍을 보며 가장 의문이 들었던 점은 20% 지분율로 어떻게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입니다. 80% 지분 가진 사람이 안 팔겠다는데 깡패처럼 팔을 비틀어 뺏는게 아닌 이상 상식적으로 매각할 방법이 있겠냐는 생각이었습니다. 
 
업계에서는 멤버 빼돌리기를 시도하려는 정황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제 2의 피프티피프티 사태란 거죠. 이런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고서는 그만큼 경영권 탈취를 설명하기 어렵단 뜻이겠지요. 독립이 아니라 ‘탈취’라는 어휘가 쓰인 것도 그만큼 일방적인 강탈에 가까워서라는 겁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특히나 뉴진스가 컴백을 한 달 앞둔 시점에 멤버들을 빼내 다른 법인을 설립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가장 손해를 볼 사람은 민 대표입니다. 민 대표의 입장문이 오히려 설득력 있게 느껴졌던 이유입니다. 컴백 준비까지 다 시켜놓고 이것저것 불만 가진 불평분자를 축출시키려는 그림으로 보는 게 오히려 아귀가 들어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사태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 언론과 증권가, 법조계가 일제히 죄다 하이브 편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도어의 기업가치가 1조원라면 민 대표가 2000억원을 벌 수 있다는 기사 댓글에는 민희진이 2000억원을 벌고도 만족하지 못해 저러냐는 댓글까지 달렸습니다. 어도어의 기업가치 산정에는 정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예시를 들 뿐인데다가 민 대표의 지분율은 20%도 아니고 정확히 18%입니다. 
  
민희진의 글은 감정적이지만 방시혁은 감정적이지 않다는 글도 보였습니다. 방시혁 의장은 입장문을 밝히지 않았는데 감정적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어도어는 별도의 홍보팀이 있지도 않습니다. 하이브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으니까요. 당연히 민희진 개인이 입장문을 밝혀야 했겠지요.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면서 하이브가 발표한 보도자료는 점점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내용들이 담겼습니다. 기업 보도자료라고 볼 수 없는 찌라시 수준의 내용입니다.  
 
컴백을 앞두고 '민희진이 이러는 건 뉴진스를 위한 게 아니다, 뉴진스맘이라면서 입장문에 왜 뉴진스를 끌어들이냐'는 비난도 거셌는데요. 컴백을 앞둔 시점에 기사를 낸 건 하이브입니다. 감사와 해임 관련 뉴스를 대대적으로 냈고 궁지에 몰리자 민 대표가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이 입장문이 뉴진스에게 미칠 이미지 손상 때문에 뉴진스의 동의를 받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누구 말이 맞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요. 진실은 늘 그렇듯 항상 회색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해 보이는 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일컬어지듯 민 대표가 이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단 점입니다. 8:2라는 지분율이 말해주듯 자본은 민 대표의 편이 아니니까요. 
 
손자병법에는 이기지 못할 싸움은 피하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일릿이 뉴진스를 따라했다면 세상이 어차피 알아줄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미지에 대한 창작물 보호 개념이 자리잡혀 있지 않습니다. 민 대표의 조급함이 이기지 못할 싸움에 불씨를 당긴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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