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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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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잇따른 노동정책 행보…"대통령 '권한'으로 화끈하게 바꿀 것"

"지금 이 나라 주인은 이재용…징벌적 손해배상, 부당이익 환수 추진"

2017-02-0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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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연일 노동계와의 접점을 넓히며 노동정책 이슈 선점과 노동계 지지를 끌어모으는 데 나서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일부터 사흘 동안 전북 군산 국가산업단지 방문, 금융노조와 성과연봉제 폐기 협약식, 부산 철도노조 간담회와 초청 강연회 일정 등을 소화하며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 재벌이 주인이 된 대한민국을 화끈하게 바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3일 저녁 부산광역시 철도노조가 주최한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주인공은 노동자와 국민이지만 실제로 보면 진짜 주인인 이재용을 비롯해서 그와 함께 권력을 나누는 소수의 기득권자"라며 "제가 소년공으로서 공장에서 겪었던 참혹한 노동환경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3일 저녁 이재명 성남시장이 부산광역시를 방문해 부산 철도노조가 주최한 초청 강연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시장은 이어 "제가 1월23일에 출마 선언을 하고 삼성전자 사옥 앞 반올림 농성장 방문했는데,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백혈병 걸렸지만 산업재해로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며 "국가권력이 노동자를 편드는 게 아니라 삼성과 재벌 편을 들고 있으면서 40여년 전 제가 산재 장애인이 되었을 때의 상황이 지금 하나도 개선되지 않은 채 많은 노동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게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가 됐다"며 "현장에서는 정부 발표로는 600만명, 현장 집계로는 900만명이 넘는 비정규직이 있고, 불법 노동이 횡행하며, 52시간까지만 일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이상 일하는 사람이 너무 많고, 노동부가 장시간 노동하는 것을 금지해야 하는데 이걸 방치하는 것도 모자라 대놓고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에는 성과연봉제까지 도입해 해고를 쉽게 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원래 강자의 횡포를 억제해야 하고 그런 일 하라고 권력을 준 것인데, 오히려 재벌과 결탁해서 다수의 약자를 약탈하는 데 동조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법과 상식, 원칙으로 되돌아가기만 해도 우리의 삶은 엄청나게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어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 노동현장에서 법 어기고 사람들을 엄정하게 처벌하고 재벌체제를 해체해서 재벌기업이 정상적으로 경쟁하게 만들고 재벌이 쌓아둔 사내유보금을 풀어 경제를 순환하게 하면 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재벌과 기득권에 이리 걸리고 저리 걸리고 드렁칡처럼 얽혀 재벌의 포로가 된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다. 재벌의 포로가 되지 않고 직접 드러내놓고 이재용을 구속하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제대로 된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아울러 "저는 대통령 '직'이 아닌 '권한'에 관심 있을 뿐이며, 권한을 이용해 대한민국 화끈하게 바꾸는 게 제 꿈"이라며 "재벌 대기업의 고의적 범죄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해 부당한 이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시장은 앞서 전북 군산 국가산단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며 "정부 역시 비교우위 산업인 조선산업을 살리기 위해 공공용선 조기 발주를 공식 요청하는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노조와의 성과연봉제 폐기 협약식에서는 "정부의 노동정책을 '탄압'에서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현재 1000여명에 불과한 근로감독관은 그 명칭을 '노동경찰관'으로 바꾸고 숫자도 1만명으로 늘려 노동권 보호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블로그 등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열정페이', '워킹망' 등의 피해 사례를 접수받아 정책대안으로 개발하는 일도 진행하고 있으며, 중학교 교육과정부터 근로기준법 교육을 신설해 노동자를 착취하도록 길들여진 대한민국을 구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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