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국내 제조업의 혁신 속도가 중국보다도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0여개사를 대상으로 '우리기업 혁신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 일본, 중국 등을 혁신기업이 가장 많은 곳을 꼽았다.
이들은 '최고 혁신기업이 시속 100km로 변화할 때 귀사는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는 평균 58.9km라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전자(63.8km)와 자동차(65.5km)의 혁신속도가 그나마 빠른 편이었고 조선(57.7km), 철강(54.8km), 기계(52.7km) 등 중후장대 업종은 다소 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과거 한국은 빨리빨리 문화를 통해 세계가 놀랄만한 고속성장을 일궜지만 속도의 경제 시대인 지금 국내 기업의 혁신 속도는 중국에도 뒤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중국이 한국보다 혁신속도가 빠른가'라는 질문에 응답기업 84.7%는 '그렇다'고 답했다. '중국이 100km 변할 때 한국은?' 이란 질문에는 평균 70.9km라고 응답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혁신에 주력하는 이유는 '혁신의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몇 개월 동안 신제품 개발 등 혁신 활동을 이루지 못하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기업들은 39.7개월이라고 답했다. '1990년대와 비교해 산업이 얼마나 빨라졌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는 평균 4.7배라고 응답했다.
혁신을 위한 사회적 분담비율은 기업:정부:학계:국회=6:2:1:1로 나타났다. 기업의 변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풀이됐다. 응답기업 95.7%는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혁신을 위한 투자를 줄여서는 안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의 혁신정책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혁신을 위한 자금 지원'(44.3%)으로 나타났다. '미래신산업 성장 기반 구축'(43.3%), '실패기업인의 재도전 지원'(27.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정책의 한계를 묻는 질문에는 62.3%가 '단기실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답했다. '특정분야에 지원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32.0%), '정책 홍보가 부족해 지원 정책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잦다'(30.7%)도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