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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BTS 정국 '탈 K팝', 빌보드 또 신기록

2023-1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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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솔로 음반 '골든'과 수록곡으로 영미권 차트에서 대기록을 써가고 있습니다. 해외 유수의 작곡진들을 기용해 제작한 'K팝의 팝송화' 전략이 시장 판매 기준으로 좋은 반응을 얻는 분위기입니다.
 
빌보드의 18일자 예고기사에 따르면, 정국이 지난 3일 발매한 첫 솔로 앨범 '골든(GOLDEN)'의 타이틀곡 '스탠딩 넥스트 투 유(Standing Next to You)'는 이번 주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에서 5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7월과 9월에 각각 발매한 첫 공식 솔로 싱글 '세븐(Seven)(feat. Latto)'(1위)과 두 번째 솔로 싱글 '3D(feat. Jack Harlow)'(5위)에 이어 재차 톱5에 진입한 겁니다.
 
'핫 100'은 피지컬 싱글 및 디지털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수치, 라디오 에어플레이 수치, 유튜브 조회수 등을 합산해 결정합니다. '스탠딩 넥스트 투 유'는 실물·디지털 음원 판매량 점수에서 9만9000점, 스트리밍 1060만 회, 라디오 청취자 40만 명 등을 기록했습니다.
 
방탄소년단 정국. 사진=빅히트뮤직
 
정국은 '핫100'에서 현재까지 K팝 솔로 가수 최다곡을 진입시킨 가수로 기록됩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찰리 푸스와 발표한 '레프트 앤드 라이트'(22위), 방탄소년단 다른 멤버 슈가가 프로듀싱한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세븐페이츠: 착호(7FATES: CHAKHO)' OST '스테이 얼라이브(Stay Alive)'(Prod. SUGA of BTS)(95위), 호주 래퍼 더 키드 라로이(The Kid LAROI)·영국 래퍼 센트럴 시(Central Cee)와 협업한 '투 머치(TOO MUCH)'(44위) 등 총 여섯 곡을 이 차트에 진입시켜 왔습니다.
 
'강남스타일'(2위), '젠틀맨'(5위), '행오버'(26위), '대디'(97위), 슈가 협업곡 '댓댓'(80위) 등 가수 싸이(PSY) 기록을 제치고 단독으로 '핫100'에 가장 많이 올린 K팝 솔로 기록을 세웠습니다. '핫100' 톱10에 3곡을 올린 기록으로는 K팝 솔로로 유일합니다.
 
해당 곡들이 수록된 첫 솔로 앨범 '골든(GOLDEN)'은 빌보드 메인 음반차트 '빌보드200'에서 2위로 데뷔했습니다. 21만200장 상당의 판매량으로 현지에서 발매 첫주 2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K팝 솔로 가수는 정국이 처음입니다. '빌보드 200' 순위는 전통적인 음반 판매량 점수에 스트리밍 횟수를 음반 판매량으로 환산한 SEA(streaming equivalent albums), 디지털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음반 판매량으로 환산한 TEA(track equivalent albums)를 합산해 매깁니다. '골든'의 물리적 음반 판매량은 16만4800장으로, 이번 주에 가장 많이 팔린 물리적 음반으로 기록됩니다. SEA 유닛은 2만9800장, TEA 유닛은 1만5600장으로 집계됐습니다.
 
방탄소년단 정국 '더 투나잇쇼 스타링 지미 팰런 현장포토'. 사진=빅히트뮤직
 
K팝 솔로 '빌보드 200' 상위 톱6는 현재 BTS 멤버들이 전부 점유하고 있습니다. BTS 팀 동료들인 지민·슈가(SUGA)·뷔(V·김태형)가 각각 솔로 앨범 '페이스(FACE)'·'디-데이(D-DAY)'·'레이오버(Layover)'로 정국과 같은 K팝 솔로 가수 최고 성적을 쓴 바 있습니다. 그 외 RM(김남준) '인디고'가 3위, 제이홉 '잭 인 더 박스'가 6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싱글만 냈던 진을 제외한 솔로 여섯 멤버 모두가 '빌보드 200' 톱10에 들었습니다. 앞서 지난 주 영국 오피셜 앨범차트에서도 정국 '골든'은 3위에 올라 K팝 솔로 가수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탈 K팝,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NME 등 해외 음악 전문 매체에서도 영미권 음악시장을 뚫을 수 있었던 주된 요인으로 '앨범 전곡을 영어로 채워 언어장벽을 허문 점'을 꼽고 있습니다. 그래미상 수상 이력을 가진 음악 프로듀서 겸 작곡가 앤드류 와트(Andrew Watt), 서킷(Cirkut) 등 해외 유수의 작곡진들을 기용해 제작한 ‘팝 음악 백화점’ 구성을 띈 것도 특기할 만 합니다. UK 개러지(UK garage), 아프로팝(Afropop), 어쿠스틱 팝, 일렉트로닉 댄스 등 다채로운 음악들이 11개 트랙을 채우고 있습니다. 수록곡 중 4~5곡을 일주일 만에 녹음하면서 장르에 맞게 목소리를 컨트롤하고, 즉각 피드백을 반영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보 발매 직후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과 ‘투데이 쇼’(TODAY)의 ‘시티콘서트 시리즈’(CitiConcert Series) 같은 미국 지상파 NBC의 인기 토크쇼에 출연하며 대중성을 소구한 점도 눈에 띕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90년대 마이클 잭슨과 2000년대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와 2010년대를 대표한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이후 뚜렷한 남성 팝 싱어의 부재를 정국에서 찾으려는 움직임도 엿보입니다. 
 
다만, K팝이 기성 팝 문법에 진입하기 위한 목적의 결과물로써만 존재해서는 '결국 그 수가 읽힐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해외 작곡가들의 데모를 수급해 가사와 멜로디를 새로 입힌 노래보다는, 테일러 스위프트처럼 직접 쓴 '자기 이야기'가 결국에는 필요하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방탄소년단 정국 'TSX 현장포토'. 사진=빅히트뮤직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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