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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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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입니다.
('정태영 신화'의 이면)현대카드 정태영, 서울PMC 회삿돈 유용 의혹

동생과 가수금반환 소송기록에 "회삿돈 빼내 전달" 녹취록 등장

2022-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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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2000년대 중반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서울PMC(옛 종로학원입시연구사)에서 최소 수억원의 회삿돈을 현금으로 빼내 개인 목적으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회삿돈 유용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013년 동생 명의로 돼 있던 회사 지분을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되사 22억여원을 동생에게 변제한 것은 경영진으로서 배임 혐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5일 취재팀이 입수한 지난 2019년 정 부회장과 남동생 해승씨 사이의 '가수금반환 소송' 판결문과 사건기록으로 첨부된 녹취록을 보면, 정 부회장의 측근 이모씨가 해승씨와의 통화에서 "정 부회장 지시로 하루 2000만원 넘지 않게 현금을 찾아 대여금고에 모아두었다가 박스에 담아 정 부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2013년 3월 정태영 부회장의 둘째 동생과 정 부회장 측 이○ ○씨 대화내용. (이미지=뉴스토마토)
 
이 녹취록은 해승씨가 지난 2013년 이씨에게 2004~2005년 자신 명의의 계좌에서 서울PMC로 넘어간 27억여원의 가수금 행방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해승씨는 선친인 종로학원 창업자 고 정경진씨 지시로 2004~2005년 서울PMC에 27억여원을 지원했다며, 형인 정 부회장이 △서울PMC 지분을 매입하는데 19억원을 쓰고 △2억5000만원은 현금으로 인출해 돈세탁 후 개인금고에 넣었으며 △5억4000만원은 개인 용도로 썼다고 주장하며 돌려받지 못한 나머지 돈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녹취록을 보면 해승씨가 "돈이 정 부회장에게 갔으면 어디에 썼는지 정 부회장은 아시겠네요"라고 묻자, 이씨는 "제 기억에 박스에 넣어서 정 부회장한테 가져간 기억이 있다"고 답한다. 이어 "현찰을 10일, 11일, 14일, 16일, 17일, 20일을 1900만원씩 찾으면 이것도 좀 말이 안되지 않나요?"라고 묻자 "어쨌든 2000만원 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진 통화에서도 이씨는 "일부는 박스에 넣어서 갖다드린 적이 있어요. 현대카드에 갖다드린 거고…"라며 "2000만원 미만으로 무조건 현금으로, 현금화한다는 거 있었고, 제가 은행에 대여금고 빌려서 넣어놨던 기억이 나는 거예요. 그런 거를 함부로 기록에 남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록은 없어요"라고 말했다. 
 
해승씨와 통화한 이씨는 현직 서울PMC 감사이자 현대카드 임원으로 확인됐다. 고 정경진 종로학원 창업자가 설립하고 정 부회장이 승계한 용문장학회 이사진에도 이름을 올렸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정 부회장의 자금 관리인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 기록에 첨부된 또 다른 녹취록(2013년1월)에서는 정 부회장이 국세청 간부에게 로비를 했다고 보이는 대목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동생 해승씨에 대한 세무조사와 관련해 국세청 간부 모씨의 아내 화랑에서 그림 1억원어치를 사서 검찰 수사를 받았다고 언급하며 "몇년 후에 ○○○(국세청 고위간부)가 나보고 그림을 사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안사줘?"라며 "이걸 불기소처분 시키는데 3억5000만원을 또 줬거든, 개인 돈으로"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 변호인단은 가수금 일부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한 것은 부친 정경진 회장이 결정해 진행한 일이라면서도, 정 부회장이 서울PMC 자금을 임의로 썼다는 의혹에 대해선 "'가수금의 소유자가 누구냐'하는 본 소송과 아무 관련도 없는 일"이라고만 했다. 당시 법원은 판결문에서 "서울PMC로 간 27억원이 원고의 돈이라는 주장을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해승씨가 제기한 가수금반환 청구를 기각했다.
 
2013년 3월 정태영 부회장의 남동생과 정 부회장 측 이○ ○씨 대화내용이 담긴 녹취록. (사진=뉴스토마토)
 
정 부회장이 지난 2013년 해승씨 명의로 있던 서울PMC 지분 5.38%를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사들이며 22억5000여만원을 해승씨에게 돌려준 것이 경영진의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서는 대법원 판례상 '주된 목적이 종업원의 복리증진보다 경영자의 이익을 위해 회사재산을 사용하는 경우 경영진의 임무위배행위가 된다'는 해석이 있다"며 "정 부회장이 서울PMC로 하여금 자사주를 매입하도록 하고 동생에게 22억5000여만원을 지급토록 한 것은 경영자의 배임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newsal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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