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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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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2024-05-08 20:50

조회수 :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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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요, 어린시절 엄마·아빠와 지내던 시절부터 우리는 협상의 연속이었어요. 말 잘 들으면 사탕 하나를 더 받아먹는다든지, 시험을 잘 보면 갖고 싶은 걸 선물로 받는다든지 말이죠. 협상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해 여럿이 서로 의논함'을 뜻하는데, 가정의 평화와 아이의 성장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가정 내에서도 무수히 많은 협상들이 오갔던 것입니다. 
 
성인이 돼서도 마찬가지에요. 사회생활 중 대의를 결정하기 위해 협상카드를 내밀기도 하고요. 투자에 나설 때도 가격을 놓고 협상을 하죠. 직장인이라면 매년 임금협상도 진행하잖아요. 
 
그런데 협상이라는 게 서로 의논해 결정한다고 하지만, 매번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자식과 부모 사이에서는 협상권의 우위를 부모가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요. 부동산 매매에서도 매도자 우위, 매수자 우위란 말이 있을 정도로 부동산 경기나 매물에 따라서 협상권의 우위가 갈리기 마련이죠. 임금협상도 회사가 우위에 있기는 마찬가지에요. 
 
알뜰폰 간판. (사진=뉴스토마토)
 
협상은 사업자들 간에도 꼭 필요한 요소로 꼽혀요. 최근에는 알뜰폰업계가 이 '협상'에 매우 예민한 상태인데요. 사업의 근간일 수 있는 도매대가 산정을 앞두고 SK텔레콤(017670)과의 협상이 쉽지 않을까 우려하는 거에요. 
 
알뜰폰 사업자들은 통신3사로부터 이동통신망을 대여해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그동안에는 SK텔레콤이 의무적으로 도매제공을 해야 했고, 법안을 근거로 정부가 협상에 나서 도매대가 인하를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9월 도매제공 의무제가 일몰됐고 지난해에는 도매대가 협약이 이뤄지지 못했죠. 지난달부터 도매제공 의무 상설화가 시행됐는데, 올해는 정부 개입을 통한 사전규제로 진행되지만, 내년부터는 사업자들이 개별협상해야 하는 사후규제로 전환돼요. 
 
페이퍼를 놓고 사업자들 간 협상을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원래 협상이란 게 누군가에게 우위권이 있기 마련이니까, 모두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는 없는 구조에요. 그럼에도 정부가 사업의 자율성을 내세우면 만들어 놓은 이번 협상판은 체급이 한참 차이가 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다윗과 골리앗의 협상에서 반전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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