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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반등 노리는 정유사들 "새해, 대전환 원년"

배터리·신소재·수소 기업으로 탈바꿈

2021-01-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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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정유사들이 지난해 부진을 털기 위해 올해 대대적인 사업 대전환을 꾀한다. 수요 회복이 더딘 정유업 대신 고부가가치 산업인 친환경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 투자를 늘린다. 규모는 수천억원대부터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3조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데 1공장은 올 상반기 시험 생산을 시작한다. 2공장은 지난해 7월 착공해 건설 중이며 2023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18일 이사회를 열고 2공장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한 1조1000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체 사업에서 정유 대신 배터리 비중을 서서히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배터리 사업 매출은 지난해 1분기 2888억원에서 3분기에는 4860억원으로 증가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수주 잔고 또한 50조원가량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배터리 사업에서 5조원 중반대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에 올인했다면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시설 전환과 신소재에 집중하고 있다.
 
정유 4사가 새해 최대 조 단위 투자금을 투입해 사업 대전환을 추진한다. 사진은 지난해 연말 한 주유소. 사진/뉴시스
 
먼저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창사 이래 첫 회사채를 발행한다. 규모는 최대 4000억원으로 확보한 자금은 공장 탈황, 온실가스, 대기오염 물질 저감 시설 구축을 위해 쓸 예정이다. 회사는 공장에서의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소중립 그린성장' 전략을 선포했는데 2050년에는 현재의 약 70% 수준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에도 투자한다. 현대오일뱅크는 공장 가동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과 메탄올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탄산칼슘은 시멘트 같은 건설자재나 종이, 플라스틱, 유리 원료로 사용할 수 있고 메탄올은 친환경 연료와 플라스틱, 고무 등 각종 산업 기자재를 만드는 데 쓰인다.
 
에쓰오일 또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기 전략 '비전2030'을 최근 공개했다. 정유업 대신 석유화학 분야와 수소 연료전지, 신소재 사업 비중을 늘린다는 게 주요 골자다.
 
특히 친환경 소재와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 투자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정유 공장 부산물인 유황을 활용해 콘크리트용 유황개질제를 생산하는 벤처기업 범준이엔씨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스마트 팩토리 기술 기업인 원프레딕스, 휘는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벤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폴리이미드 필름 벤처 등에도 투자하며 미래 먹거리인 소재와 배터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GS칼텍스 '에너지플러스' 예상 전경. 사진/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이 생산 제품이나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면 GS칼텍스는 주유소 혁신을 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경유나 휘발유를 넣는 공간을 넘어 수소·전기차 충전, 카셰어링, 드론배송, 편의점 등 복합 생활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새 브랜드명은 '에너지플러스'며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기존 주유소를 새 단장해 1호점을 오픈했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레핀 사업에도 진출한다. 이를 위해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 약 43만㎡ 부지에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올레핀은 플라스틱이나 합성섬유, 합성고무 소재로 쓰이는 원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석유 소비가 줄어든 새 친환경 연료에 대한 관심은 커지면서 새해는 정유사들 사업 대전환이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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