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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5G는 LTE보다 진짜 빠를까

2023-05-30 17:27

조회수 : 1,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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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5G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 것은 4년 전입니다. 당시 스마트폰이 고장나서 새 제품을 사러 갔는데, 최신폰을 사려면 5G 요금제를 써야 한다는 식으로 판매원이 영업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존보다 비싼 요금제가 부담이 되긴 했지만 통신사들이 빠르다고 광고하는 5G 데이터를 써볼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5G의 속도는 '기존과 크게 다른가' 싶은 수준이었습니다. '평범한 나 같은 사람이 느끼기는 힘든 속도겠지' 혹은 '대용량 데이터가 필요한 작업을 하지 않으니 느끼지 어려운 거겠지'하고 말았던 기억이 납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스마트폰은 5G 기능을 켜면 기기가 과열이 돼 뜨거워졌고, 이 때문에 5G 기능을 아예 끄고 몇 년을 썼습니다. 5G는 정작 쓰지 못하고 비싼 요금제만 지불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뒤늦게 아까운 생각이 들어 요금제를 LTE로 변경하려고 했으나 그러려면 유심을 새로 갈아끼워야 했고 귀찮은 마음에 5G 요금제를 수년 간 유지했습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우리나라 통신 3사에 336억원의 과징금을 물렸습니다.
 
통신 3사가 'LTE보다 20배 빠르다'며 5G 서비스의 속도를 과장 광고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5G의 속도는 실제로 LTE보다 20배 빠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목표 속도'일뿐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구현이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특히 통신 3사가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과 대역폭으로는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게 애초 불가능했습니다. 이를 감당할만한 휴대전화 단말기 기종도 출시된 적이 없습니다.
 
결국 '뇌피셜'로만 가능한 속도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것처럼 거짓 광고한 것입니다.
 
통신 서비스는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 이용하는 것이지만, 전문적인 영역이라 실제로 서비스의 가치를 측정해보긴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거짓이나 과장 광고를 해도 이를 소비자가 문제 삼고,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더욱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4년 전 느꼈던 '5G는 진짜 빠른가'하는 궁금증도 이제야 사실인지 아닌지 판명났기 때문입니다.
 
통신 시장은 언뜻 다양한 상품들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통신 3사가 과점하고 있어 요금제가 어느정도 비슷한 탓입니다.
 
통신이 대다수 국민이 필요로 하는 필수재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규제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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