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우리 GP에 수차례 총격…9·19 군사합의 후 처음
우리군, 경고방송 및 대응사격 2회 실시…'우발적 사고' 가능성 높은듯
2020-05-03 16:40:57 2020-05-03 17:07:52
북한군이 3일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측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했다. 이는 남북이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키로 한 9·19 남북 군사합의 후 처음이다. 다만 우리 군은 "의도에 대해 분석 중"이라면서도 '우발적 사고'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1분쯤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 GP에서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렸다. GP 근무자가 확인한 결과 GP 외벽에 4발의 탄흔이 발견됐고 우리 측 인원 및 장비 피해는 없었다. 이에 우리 군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장 지휘관의 판단 하에 10여 발의 경고성 대응 사격을 2차례 하고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또한 군은 오전 9시35분쯤 군 통신선으로 북측에 남북 장성급 회담 우리측 수석대표 명의의 전화통지문(전통문)을 보내 상황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오후 4시 기준 북측의 답신은 오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9·19 군사합의에 따르면 남북은 지상에서 우발적 무력 충돌 상황을 막기 위해 1·2차 경고방송, 1·2차 경고사격, 군사적 조치의 총 5단계 대응 절차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이번의 북한군 GP총격은 이런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다만 군 관계자는 "도발을 계획한다면 시간, 장소, 기상 등을 고려하는데 당시에 안개가 짙게 껴 시계가 1㎞ 내외로 상당히 안 좋았다"며 "또 총격 전후로 북한군 GP 옆에 있는 밭에서 북한군 병력이 동요하지 않고 계속 농사를 짓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상적으로 그 시간대는 북측이 근무 교대 이후에 화기나 장비를 점검하는 시간대"라고 지적했다. 이는 계획적인 도발이 아닌 북한군이 자신들의 소초에 거치돼 있는 총기를 점검하다 실수로 오발사고를 일으킨 것 아니냐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한편 북한 매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일만의 복귀소식을 알린 바로 다음 날 공교롭게도 전방 지역에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청와대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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