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메르스땐 석달만에 'V자' 반등…"단순 비교 힘드나 결국 회복"
코로나19, 실물경제 위기 동반해…"경기부양책 글로벌 공조 긍정 요인"
2020-04-29 15:07:07 2020-04-29 16:42:27
과거에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질병이 유행했을 때 국내 증시는 타격을 입었다. 전염병 유행 초기 1~2개월간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돼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은 공통적인 현상이지만, 과거 사례와 현재 증시 흐름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사스와 메르스가 본격 확산했던 당시 코스피는 3개월간 각각 30%, 7%씩 하락했다가 알파벳 'V자' 경로경로를 그리면서 3개월 만에 회복했다. 코로나19의 경우 이전 전염병에 비해 확산세가 큰 데다 유가 쇼크 등으로 실물 경제 위기로 이어지면서 심각성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02년 11월 중국 광동성에서 시작됐던 사스는 2003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스경보를 발령한 이후 9개월 만인 2003년 7월 종식됐다. 이 기간 코스피는 724.8(11월말 종가 기준)에서 3월 말 535.7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그렸다. 특히 사스 경보 발령 이후인 3월17일에는 코스피가 515.24까지 떨어지며 연 최저점도 기록했다. 11월말 대비 하락폭은 28.9%다. 저점 형성 이후에는 단기 V자 형태를 보였다. 사스가 주로 중국과 홍콩, 베트남등 동아시지역을 중심으로 발병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실제 2003년 2분기 중국과 홍콩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각각 7.9%, -0.9%로 전분기의 10.3%, 4.1%에 비해 하락했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GDP 성장률은 크게 움직이지 않는 등 글로벌 펀더멘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다만 그해 4월 코스피는 3월 발발한 이라크 전쟁 등에 대한 우려로 2차 확산기가 전개되면서 상승세가 꺾인 후 재반등하는 ‘W자’ 경로를 그렸다. 코스피는 사스 2차 확산 기준일인 4월21일 620.83에서 국내 첫 사스 환자가 발생한 4월29일(597.36)까지 6거래일간 내리다 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어 WHO가 사스 유행이 억제됐다고 공식 선언한 7월5일 직후 704.29을 회복했다.
신종 인플루엔자의 경우 2009년 5월2일 국내 최초 감염자 발생 이후 코스피가 1397.92를 기록하며 소폭의 조정을 거쳤지만 6월 백신이 개발되며 증시가 빠르게 회복했다. 보건당국이 신종플루 유행 종료를 선언한 2010년 3월말까지 약 10개월 코스피는 21.1% 올랐다.
지난 2015년 사우디아리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번진 '메르스'는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5월20일 코스피가 2139.54에서 6월16일 2028.72로 5.2% 감소한 이후 그해 7월 2100선을 회복했지만 그리스 구제금융 사태가 터지며 W자 반등을 보였다.
코로나19는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1월20일 이후 2243.59까지 올랐지만 3월19일 1457.64까지 빠지며 고점 대비 35% 급락했다. 주식시장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변동성지수(VIX·공포지수)도 82.69(3월16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2015년 메르스 당시 15대를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불안이 더 큰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과거 질병과 코로나19 이후 전망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글로벌 국가와 우리나라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신속히 나왔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한국은행은 2003년 5월 사스 당시 콜금리를 4.25%에서 4%로 내렸으며 메르스 당시인 2015년6월에는 기준금리를 3개월만에 인해했다. 정부 또한 사스 사태와 메르스 사태 당시 각각 7조5000억원, 11조6000억원의 추경을 긴급 편성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상반기 중 마무리된다면 과거 다른 자연재해 사례와 유사하게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실물경제의 경우 전염병 진정 후 신속한 회복 조짐을 보임에 따라 향후 타 국가에서도 빠른 실물경제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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