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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규제 풍선효과…경기·인천 오피스텔도 전세난
매물 잠긴 아파트 전세 뛰니, 오피스텔도 덩달아 상승
2020-10-11 06:00:00 2020-10-11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전방위적으로 전세난이 심해지는 가운데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전셋값 상승이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로 번지고 있다. 경인 지역의 오피스텔 전세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고 상승폭도 커지는 중이다. 임대차3법에 따른 전세 매물 감소와 3기 신도시 사전청약 거주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수요 증가가 맞물려 아파트 시장의 전세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내몰리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와 인천의 오피스텔 전세가격지수는 각각 전월 대비 0.24%, 0.08% 상승했다. 오름폭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경기의 7월 변동률은 0.04%였으나, 8월 0.19%로 확대됐다. 인천은 7월에는 -0.03%으로 가격이 하락했으나, 8월 0.02%로 상승전환한 후 오름세를 키우고 있다. 
 
경기와 인천 지역 곳곳에선 실거래가 상승 사례도 나타난다. 고양시 덕양구 ‘e편한세상 시티 삼송3차’ 전용 57㎡ 매물은 지난달 9일 3억3000만원에 전세거래 됐으나, 같은달 26일 3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하남시 ‘위례 지웰푸르지오’ 전용 84㎡는 8월 5억6500만원에서 지난달 초 6억원으로 상승했다. 
 
인천 계양구에선 ‘하이베라스’ 전용 31㎡가 지난달 65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오른 가격에 전세 거래됐고, ‘코쿠닝78’ 전용 84㎡ 오피스텔은 65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상승했다. 또 연수구 송도동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전용 59㎡는 8월 2억500만원에서 지난달 2억4000만원으로 뛰었다. 
 
이처럼 경인 지역에서 오피스텔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건 아파트 전셋값 상승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경기, 인천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각각 0.75%, 1.2%를 기록했다. 오피스텔과 마찬가지로 달마다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맞은 상황에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에 따라 전세 매물이 잠기고,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대비해 거주요건을 채우려는 수요가 흘러들면서 아파트 전셋값이 뛰는 것이다. 이에 지출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이 오피스텔 전세 시장으로 떠밀리는 상황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전세가격 상승은 법 시행에 따른 재계약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매물이 부족해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며 “서울에 진입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경기와 인천으로 내몰리고 있고, 아파트 전세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들이 오피스텔로 발걸음을 돌리면서 전셋값이 뛰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양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아파트 전세 시장의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인 지역의 오피스텔 입주 물량도 많지 않다. 4분기 경기도에선 지난해 동기 대비 20% 줄어든 9757실이 입주한다. 내년에는 총 1만9037실이 입주하는데 올 한해 입주 물량보다 37% 감소한다. 4분기 인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4108실이 입주하지만, 내년 예정된 연간 입주물량은 4609실에 그친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지금은 대출 금리도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전세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며 “경기 및 인천 오피스텔의 전세 상승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도 “근본적으로 아파트 공급이 되지 않으면 내몰리는 수요자에 따른 전세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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