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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남북미 대화 재개 청신호 켜지나
김정은, 문 대통령과 친서 교환 이어 트럼프에 위문전문
7일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한 주목
2020-10-04 06:00:00 2020-10-04 06:00:0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남·북·미 혹은 북·미 대화 전격 재개를 의미하는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한 분위기다. 특히 공무원 피격 사건과 트럼프 대통령 코로나19 확진 등 악재에도 대화의 불씨를 살리는 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란 점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내주 예정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에 외교가의 이목이 집중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2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에 대한 위문전문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전문에서 "나는 당신과 령부인이 하루빨리 완쾌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며 "당신과 령부인께 따뜻한 인사를 보냅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에 걸린 해외 정상에게 위문전문을 보낸 것도 처음이지만, 북미 정상 간에 오간 서신을 바로 공개한 점도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 위원장의 전문으로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외교가의 분위기는 하루 만에 급반전했다. 2일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격리치료로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 간 '톱다운' 대화는 물 건너갔다는 탄식이 나오던 터였다. 
 
특히 북측에서 악재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더한다. 앞서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에서도 공무원 피격사건이 발생한지 3일만인 지난달 25일 청와대에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을 보내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큰 실망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또 이를 계기로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각각 지난달 8일과 12일 친서를 주고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공무원 사건 관련 남한의 공동조사 실시 제안에 응하지는 않았지만, 문 대통령 및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잇달아 과시하면서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오는 7~8일 한국을 방문한다. 사진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일 남유럽 크로아티아에서 산책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이에 오는 7~8일 예정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유럽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6일 도쿄에서 열리는 미·일·인도·호주 4개국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한 뒤 한국과 몽골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8일 카운터파트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일정에 더해 문 대통령도 예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지난달 한미 간 소통은 긴밀하고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9~11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시작으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16~20일)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27~30일)이 연이어 미국을 방문해 국무부와 소통하고 돌아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인물로, 남북미 관계가 순항하던 2018년 4차례나 방북해 남북미·북미 대화를 조율한 바 있다.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그가 이달 한국을 방문하는 계기에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북미 고위급회담을 가질 가능성에서 출발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에도 불구하고 내주 아시아 순방 일정을 강행하겠다고 밝히면서 10월 남북미 관계의 진전 가능성은 일단 유효할 전망이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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