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전' 방불케 하는 LG-SK 배터리 소송전
3주 앞으로 다가온 ITC 최종판결
SK이노 '994 특허' 둘러싼 공방
2020-10-04 07:12:02 2020-10-04 07:12:02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미국에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진행 중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기 싸움이 한창이다. 당초 진실 공방으로 시작한 양측의 논쟁이 최근 주고받은 입장문에선 감정적인 표현이 포함된 '장외 설전'으로 변질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결을 3주 앞두고 있다. 당초 ITC는 이날 최종 판결을 내리기로 했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앞선 재판들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3주 미뤄졌다. 오는 26일 ITC는 양측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LG화학 배터리 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최종 판결이 다가올수록 양측은 가장 최근 주고받은 입장문에서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언론을 오도한 경쟁사'라 칭하고 '악의적 증거 인멸과 법정 모독으로 패소 판결을 받은 SK 측'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도 '비신사적인 행동', '자신 없으면 분쟁을 멈춰라'는 등 LG화학을 직설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이런 공방은 앞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994 특허'가 LG화학의 선행기술을 활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ITC에 제재를 요청하면서 본격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지난 4일 LG화학은 경쟁사 특허 개발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선행 기술이 있었다면 2015년 당시 994 특허 등록 자체가 안됐을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LG화학은 이내 재반박 했다. LG화학은 "안타깝게도 당사는 경쟁사의 수준과 출하 특허의 질 등을 고려해 모니터링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의 기술 수준을 깎아내린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즉각 대응했다. LG화학이 특허 자체의 논쟁보단 SK 측을 비방하는 데 몰두해 상식 밖의 주장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실제 과정에 명백히 반하는 주장을 LG가 마치 입증된 사실인 양 유포하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인내만으로는 회사의 명예를 지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LG화학의 주장에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관계자가 배터리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일각에선 양측이 연이은 소송전을 통해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란 우려에 합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측이 현재까지 소송에만 들인 비용은 400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평균 25%씩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인 만큼 글로벌 배터리 업계 판도를 잡기 위해서라도 양측이 합의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앞서 ITC는 올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만약 최종 판결도 원안을 따라간다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배터리 셀, 모듈, 팩, 부품 등의 수출길이 막히게 될 전망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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