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독감 걸려 합병증으로 사망…"업무상 재해"
근로복지공단 상대 소송서 유족 승소 판결
입력 : 2020-09-28 06:00:00 수정 : 2020-09-28 06: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캄보디아에서 근무하는 기간 인플루엔자에 걸려 귀국한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는 A씨의 배우자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뤄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7년 11월21일부터 2018년 1월12일까지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에 있는 인형 제조 공장에서 자재관리자로 근무했다. 하지만 근무 도중 인플루엔자에 걸려 2018년 1월13일 귀국했고, 바로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그해 2월26일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인한 폐렴, 저산소증으로 사망했다.
 
B씨는 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같은 해 7월 "A씨의 단기 과로가 확인되지 않고, A씨의 업무 환경이 인플루엔자 또는 폐렴을 유발할 만한 상황이 아니므로 A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B씨는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의 재심사 청구도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진료기록 감정의는 A씨의 임상 소견과 진행 과정에 비춰 2017년 12월7일쯤 발병한 최초 상병이 지속해 사망의 원인인 폐렴과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악화한 것이라고 봤다"면서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의 잠복기는 평균 2일~4일이고, 길어도 1일 이내이며, A씨의 증상이 최초로 발현된 것은 2017년 12월7일쯤이므로 잠복기를 고려하면 프놈펜 시내가 아니라 공장 내에서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공장의 현지 법인장의 진술에 의하면 A씨는 캄보디아 도착 후 첫 주말인 2017년 11월26일 프놈펜 시내로 외출했고, 그 후에도 3주~4주에 한 번 정도 주말에 프놈펜 시내로 외출한 적이 있다고 했다"며 "그러나 A씨가 공장에 근무한 기간이 총 53일에 불과하고, 2017년 12월7일쯤 이후에는 계속 몸이 좋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A씨가 프놈펜 시내로 외출한 횟수는 1회~3회 정도에 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근로자들을 밀접하게 접촉하는 생산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인 직원, 중국인 직원들과 계속 교류하면서 공장에 상주했고, 기숙사에 사는 현지인 직원 3명, 기숙사로 출퇴근하는 현지인 직원도 존재했다"며 "이러한 집단시설의 업무 환경에서는 인플루엔자와 같은 공기 전파성 질병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A씨가 인플루엔자에 걸린 것은 업무 환경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무런 기저질환이 없었고, 평소 건강했다"며 "사망 당시 만 61세로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령자도 아니었으므로 캄보디아에 있는 공장에 근무하지 않고 국내에 있었으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폐렴이 악화해 급성호흡곤란증후군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돼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는 A씨의 배우자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사진은 서울행정법원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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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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