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다가구·다세대 매매 급증…실수요·투자자 혼재
8월 매매 지난해보다 53% 증가…규제·폭등 아파트에 대안 찾는 수요층
입력 : 2020-09-23 14:41:08 수정 : 2020-09-23 14:41:08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에서 아파트 외 주택의 매매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다가구·다세대 주택과 단독·연립주택의 지난달 매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었다. 이 같은 매매량 증가는 연초부터 이어지는 상황이다. 패닉바잉(불안구매) 등 잡히지 않는 부동산 열기로 서울에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실수요자가 떠밀린 것과 더불어 가로주택정비사업 활성화 등 정부 기조에 따라 투자 수요도 흘러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이 공개한 부동산 거래 현황을 23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의 다가구·다세대 및 연립·단독주택 매매거래는 총 7579건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8월 4928건에서 53%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아파트 거래는 8586건에서 6880건으로 20% 감소해 상반된 양상을 띠었다.
 
서울 비(非)아파트 매매 증가는 올해 들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매매거래는 5만892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4694건보다 약 70% 늘었다. 
 
실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 비아파트 시장에 유입하면서 매매거래량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정부는 아파트 중심의 규제를 쏟아냈고 대출 규제도 연달아 강화했다. 전 자치구가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은 집값이 6억원을 넘기면 주택담보대출(LTV) 한도가 낮아지는데, 6억원 미만의 아파트를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에는 ‘영끌 ‘패닉바잉에 나선 30대가 아파트 시장에 뛰어들면서 집값을 지탱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매수인과 매도인간 가격 줄다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서울 수요가 두터운 탓에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아파트값 하락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자금 동원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다세대·다가구 등 비아파트 시장으로 지속 떠밀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서울은 중저가 아파트도 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전셋값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도 맞물려,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비아파트 주택이라도 매매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규제 빈틈을 찾아나선 투자 수요도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정부가 아파트 시장을 옥죄면서도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같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활성화에 나서면서 비아파트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한 50대 예비 투자자는 “아파트는 마련해야 할 투자금이 비싸고 정부 규제가 심하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정부가 독려하고 있는데다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를 도전해볼만해 빌라 매매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수요가 붙으면서 비아파트 시장의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연립다세대 주택의 월간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104.2로 전월 대비 0.23% 올랐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진 5월을 제외하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비아파트 주택의 매매거래량과 가격은 한동안 상승 추이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파트 시장의 진입장벽이 급격히 낮아질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다가구·다세대 주택의 가격 이점이 큰 탓에 매매가 급한 수요자들이 꾸준히 흘러들게 되는 환경이다. 
 
다만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선택지에 두고 있는 일부 수요가 비아파트 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다가구·다세대 주택의 매매거래 증가폭은 줄어들 여지가 있다. 매매 후 가격 상승 측면에서 서울 밖이라도 아파트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보면 비아파트 시장의 거래는 지속 이어지겠지만 다가구·다세대 매매를 고려하던 이들은 사전청약 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서울내 다세대·다가구 주택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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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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