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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로나 속 한국거래소 수수료수입 2배 증가
상반기만 무려 2300억…사내유보금도 2조…고객 부담 가중, 인하 요구 거세
2020-09-17 06:00:00 2020-09-17 08:27:23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수입이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거래소는 증권사들로부터 증권거래회비 명목으로 주식거래 건수마다 수수료를 받고 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거래소의 증권·파생상품 시장 수수료 수입은 2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 1255억원에서 약 2배 늘어난 수준이다. 작년 한 해 동안의 수수료 수입 총액(2511억원)에 달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거래소의 반기 수수료 수입은 매년 1200억~1500억원 수준에서 등락했으나, 코로나 발발 이후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거래가 급증하면서 수수료 수입이 대폭 늘어났다.
 
시장별로는 코스닥 시장에서의 수수료 수입이 577억원으로 전년 276억원 대비 109% 급증했다. 상반기 바이오·제약과 성장주들을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이 크게 늘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유가증권주식 수수료가 643억원, 코스피200지수선물(미니 코스피200지수선물 포함) 174억원, 지수옵션 257억원, 기타 677억원 등으로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사로부터 증권거래회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거둬들이는데, 거래 횟수마다 0.0027%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 수수료는 거래 플랫폼 서비스와 거래 후 청산 수수료 두 부문을 합친 비용이다. 거래소는 거둬들인 수수료를 IT 개발 및 구축과 거래 체결과 매매제도 개선 과정에 드는 자금으로 활용한다. 거래소 수수료 수입은 자연스레 사내유보금 증가로도 이어졌다. 상반기 거래소의 이익잉여금 잔고는 2조1069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변동성에 따른 결제안정성 확보를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증권사가 지급불능에 빠져 결제 불이행이 발생할 때 결제 이행을 보증하는 거래소가 청산결제기관(CCP)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 자금을 대비해놔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수수료는 온전히 고객에게 전가되는 구조다. 증권사들은 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납부하는 수수료를 '유관기관제비용'이라는 이름으로 개인투자자 수수료에 포함시킨다. 이 때문에 증권시장 거래를 사실상 독점하는 거래소가 결국 개인 투자자 주머니에서 나오는 수수료로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특히 지난 10여년간 근본적으로 수수료율을 낮추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가 시장 경쟁 환경 등에 따라 수수료를 유연하게 인하했던 것과 달리, 거래소의 수수료율만 요지부동이라는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의 급증하면서, 거래소에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거래소가 증권사에 부과하는 유관비용 수수료 부담이 결국 개인 투자자들에게 전가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관계자는 "고객들은 증권사들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지만, 유관제비용이라는 것이 있는 줄도 모르고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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