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LG전자가 내년 초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CES 2021에서 자사 전시장의 상징물인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형물을 실사판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제 전시장 운영이 불가능해진 만큼, 현장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가상의 전시관을 구현해내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10일 LG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가운데 축소 운영된 IFA 2020이 마무리되면서, 내년초 열릴 CES 2021 준비에 착수했다. CES와 IFA는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를 맡고 있는 IT업계 글로벌 최대 규모의 전시회로 전 세계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각 기업들이 내세울 주력 제품과 개발중인 신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다.
LG전자의 경우 매년 자사의 전시장 입구에 백라이트가 없어 쉽게 구부릴 수 있는 OLED 패널의 특징을 살린 대형 조형물을 전시해 관람객들을 시선을 사로잡아 왔다. △돔시어터(2016년) △OLED 터널(2017년) △OLED 협곡(2018년) △OLED 폭포(2019년) 등 형태와 주제가 매년 바꼈지만 몇십억개가 넘는 각개 화소가 빛을 내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담아낸다는 점은 일맥상통한다. LG전자는 OLED의 완벽한 화질을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앤털로프캐니언의 사암 협곡, 컬럼비아 빙하 지역, 세계 최대 규모의 이과수 폭포 등 접근하기 힘든 전 세계 대자연의 현장을 초고화질 8K급 카메라를 동원해 찰영하기도 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마법 같은 OLED 터널에서 길을 잃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LG전자가 통행로로 만든 OLED 터널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라고 호평했다. 미국 IT 매체 매셔블은 “지금까지 본 디스플레이 가운데 가장 경이로우며, 터널 안에서 영상을 10번이나 반복해서 봤다”고 보도했다. 이렇듯 매년 LG 전시장 방문객들의 극찬이 쏟아지자 LG전자 내부에서는 전시회가 끝나기도 전에 "내년에는 또 어떤걸 보여줘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라는 말이 들리기도 했다.
LG전자가 IFA 2016 현장에서 선보인 'OLED 터널'. 사진/LG전자
LG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IFA 2020에서 처음으로 오픈한 가상 전시관에도 '새로운 물결'이라는 주제로 대형 OLED 조형물을 담아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LG 전시의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OLED 조형물에 대한 혹평이 대다수 나왔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현장의 감동을 담아내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전한 것. OLED 조형물이 현장에서 방문객들을 압도하는 역할을 맡아온 만큼, 가상 전시로의 변화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된 셈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그래픽으로 제작된 조형물이 인위성을 더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하고, CES 2021에서는 실사판을 통해 현실감을 더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시회의 주요 목적이 비즈니스 고객들에게 '현존 최고'의 기술이라는 점을 입증해 보이는 데 의의가 있는 만큼, 그래픽 버전 보다 현실에 가까운 느낌을 구현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실제 조형물을 구축하고 촬영한 뒤 3차원 영상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재고해야 할 여건은 다수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시 형태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가상 전시관을 꾸미는 제작사들이 요구하는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 됐다고 한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표준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내년 CES 2021에서는 각 기업들간의 가상 전시가 하나의 경쟁 영역이 될 전망이다. 그만큼 다채로워질 가상 전시 문화에 대한 기대감도 모아지는 분위기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가상 전시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내년 CES 정도가 되면 더욱 볼거리가 풍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어떤 업체가 비용을 얼마나 쓰냐에 따라 퀄리티가 확연하게 차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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