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최근 회복세를 탔던 국제유가가 다시 고꾸라지며 정유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마진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지난 1분기처럼 '조 단위 적자'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9일 정유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하루 만에 전장 대비 3.19달러(7.6%) 내린 36.60달러를 기록했고, 영국 브렌트유도 2.26달러(5.4%) 떨어져 40달러 선 밑으로 내려갔다. 이는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사우디 석유공사 아람코가 10월 인도분 아랍경질유 공식판매 가격(OSP)을 1.40달러 내렸기 때문이다.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지다의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정문 모습. 사진/뉴시스
국제유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사우디 석유공사 아람코가 10월 인도분 아랍경질유 공식판매 가격(OSP)을 1.40달러 내렸기 때문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재감염 우려까지 커지자 앞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 것이라고 가격을 내린 것이다.
여기에 최근 정유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9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8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정유사는 기름을 팔아도 손해인 상황이 됐다. 정제마진이 하락한 것은 드라이빙 성수기 시즌인 7~8월에 강세를 보인 휘발유 마진이 다시 하락하고, 경유와 항공유 수요는 부진이 계속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처럼 세계적인 수요 부진이 지속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물량도 줄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석유제품의 수출량은 2억8446만배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억380만배럴과 비교하면 6.34% 줄었다.
국내 업계에선 당초 하반기에 수요가 다소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8월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로 기대를 접은 분위기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코로나19발 수요 위축이 회복하려면 3년이 걸릴 것"이라며 "또 유가는 2030년 고점을 찍고 내리막을 걸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주요 4개 정유사들은 산유국들의 증산 경쟁으로 인한 공급 과잉으로 4조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바 있다. 2분기에 적자 폭은 줄였지만,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곤 영업이익을 내진 못했다. 하반기에는 적자는 면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수요가 계속 부진하다면 이 또한 장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들어 일부 정유사는 조금씩 실적을 회복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정제마진이 회복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일시적 업황 악화가 아닌 중장기적 수급 불균형에서 오는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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